“배우가 되기 전부터 한국 전쟁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이 한국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다. 할리우드 대형 스타의 한국 영화 참여, 특히 중요 인물로 모습을 드러내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그래서 그가 이 작품에 선뜻 출연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리암 니슨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 전쟁에 관심이 많았다”며 “잊힌 전쟁으로 기억되는데, 이 전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 이전부터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모두가 예상하듯,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다. 한국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이끈, 우리나라에서 영웅으로 추앙 받는 인물이다.
리암 니슨은 “맥아더 장군은 전설적인 인물”이라며 “많은 대립과 충돌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매력적인 좌충우돌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이어 “대본도 훌륭했다. 복잡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개했더라”고 엄지를 들었다.
하지만 실존 인물을,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웅을 연기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리암 니슨 역시 그 점을 고민했다. 자서전, 다큐멘터리, 실사 촬영한 필름, 녹음된 연설 등 맥아더 장군 관련된 자료를 죄다 찾아 연구했다.
그는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라며 “배우로서 정확하게, 잘 표현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동시에 픽션도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실재를 바탕으로, 재해석해야만 했던 것. 이에 “맥아더의 성품 중에서 표현하고 싶은 게 있었다”며 “항상 모자를 약간 비스듬한 각도로 쓰고 다녔다는 것과 파이프 담배를 피웠다는 점이다. 이게 권위와 권한이 느껴지는 동시에 편안한 이미지를 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접한 한국 영화 현장 그리고 이날 자리에 함께 한 이정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 70여 작품에 참여한 것 같다”면서 “진정한 배우를 만나면 느낄 수 있는데, 이정재는 진정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순수한 영화배우고, 아름다운 정제됨과 집중력 등을 짧은 시간 연기하면서 느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태프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만큼 전문적이면서도 신속하고, 집중력이 높은 스태프를 만난 건 충격이었다”며 “매우 놀라울 정도로 대단했다”고 표현했다.
이에 이정재는 “한 컷을 마치고, 다음 컷으로 넘어갈 때도 연기했던 장소, 소품에서 떠나질 않더라”며 “그러면서 맥아더에 더 몰입하고, 그 느낌을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화답했다.
최근 급변하는 남북 정세에 대해서도 한마디를 남겼다. 더욱이 ‘인터뷰’ 등 북한 관련 소재의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됐을 당시 북한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리암 니슨은 “북한과 한국은 현재 휴전 상태로 알고 있다”며 “더욱이 최근 뉴스를 봤을 때 배우뿐만 아니라 시민으로서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을 첩보 전쟁 영화로 이끈 이재한 감독은 “키워드는 5천분의 1이라는, 거의 불가능한 성공확률이었다”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첩보전쟁영화를 띄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영웅이란 불가능을 가능케 한 사람들인 것 같다”며 “맥아더도 그렇지만, 완벽한 사람이 아닌 모자란 구석이 있는 사람, 즉 인간적인 영웅을 진정성 있게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은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7일 개봉된다.
사진=강민지 기자
황성운 기자 jabongdo@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