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독일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두고 다시 한 번 신경전을 펼쳤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정상회담을 마친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연내 탈퇴 통보 불가(영)"와 "이해하되 과도한 지체 불가(독)"라는 양국의 입장차를 놓고 맞섰다.
메이 총리는 예민하고도 질서 있는 탈퇴 계획을 짜기 위해 올해 안에 탈퇴 조항이 담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국민투표는 영국민들이 이민 통제와 괜찮은 (EU 체제와의) 교역을 동시에 원한다는 메세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독일뿐 아니라 EU의 다른 회원국들과도 함께 건설적으로 작업을 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공적인 탈퇴 협상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영국이 EU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한 회원국으로서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존중할 것이다"고 했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영국이 이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면서도 "영국 국민이나 EU 회원국 모두 어정쩡한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맞받아졌다.
그러나 그는 "설령 브렉시트가 된 이후라도 영국과 독일은 튼실한 양자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면서 종전처럼 특별한 우호협력 의지도 거듭 앞세웠다.
지난 6월 영국에서 진행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영국 총리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유럽 연합 탈퇴를 선언해야 확정된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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