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최선' 그 이상을 그린다(인터뷰)

입력 : 2016-07-22 0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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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올 초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에서부터다. 그 기세를 타고 지상파 주연까지 꿰찼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를 통해서다. 천재적인 두뇌와 냉철한 성격을 가진 IT기업 대표 제수호로 변신한 류준열은 똑똑하면서도 사랑 앞에서 순수한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냈다.
 
"지상파 방송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고 크게 다를 것은 없었어요. 원래 부담을 잘 가지지 않는 성격이거든요. 다만 한 번 더 고민하고, 또 생각하게 만든 작품인 것 같아요."
   
그의 말처럼 방송사에 대한 것보단 오히려 장르에 대한 새로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운빨로맨스'는 류준열이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시도한 로맨틱 코미디다. 그 중 류준열이 마음에 들었던 건 장르가 가지는 '불분명성'이었다.
 
류준열은 "로코의 가장 큰 특징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액션·호러물과 같이 정형화 돼있지 않고, 짠하면서도 때론 배꼽을 잡고 웃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좋은 작품과 동료만 있다면 언제든 다시 참여하고 싶은 장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때마침 그의 상대 배우는 '로코퀸'이라는 별명을 가진 황정음. 당연히 호흡도 더할 나위 없었다. 그는 황정음에 대해 "연기뿐만 아니라 나이로도 선배"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함께 호흡하며 전반적인 부분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여러 작품을 통한 경험과 노하우들을 고스란히 받았고, 또 소화할 수 있게끔 도와줬다"고 고마워했다. 또 '응답하라 1998'에서 짝사랑을 했던 역할과 달리, 오고가는 애정표현이 좋았단다.
 
 
극 중 제수호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대사다. 세상을 0과 1로 바라보는 체계적인 성격 탓일까. 그의 대사는 마치 속사포 랩처럼 빠르고 또 정확하다. 류준열은 "보통의 경우 대사에 감정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외운다'고 생각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며 "수호는 달랐다. 감정을 뺐고 텍스트를 마치 공식처럼 내뱉었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 방송 초반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작품인것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률의 부분에선 다소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이에 대해 "숫자로만 따진다면 어떤 작품이든지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는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고 그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최선을 다했던 작품이예요. 그래도 '최선'이라는 것 위에는 무언가 더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 포인트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겁니다."
 
■ 오로지 '팬, 팬, 팬'
 
2016년 류준열의 키워드는 '열일'(열심히 일하다의 준말)이다. '응답하라 1988' '운빨로맨스'와 같은 드라마는 물론, '로봇, 소리' '글로리데이' '계춘할망' '양치기들' 등 충무로에서도 종횡무진했다. 여기에 예능 프로그램과 팬미팅, 콘서트까지.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다.
 
"몸은 힘들지만 좋아요. 팬 분들이 부족한 저를 사랑해주시고 기다려주시고, 또 '다음'을 원하는 것 같아 작품으로써 보답을 해드리는게 도리라고 생각해요. 이게 팬들에게 드리는 사랑 아닐까요. 하하."
 
류준열은 인터뷰 내내 '팬'이라는 단어를 쉼없이 언급했다. 소위 '팬바보'처럼 보일 만큼 확실히 특별해 보였다. 그는 "그동안 살아가면서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받았던 사랑과는 별개로 팬 분들이 있다는게 정말 큰 힘이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에 달린 댓글을 대부분 읽는다는 류준열은 "속상한 일이 있거나 우울한 감정이 들 땐 그분들에게 힐링을 받곤 한다"며 "오그라드는 말일 수 있겠지만 그 힐링은 배우로서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감사할 뿐이다"라고 전했다.
  
다시 '열일모드'로 돌아갈 채비를 마쳤다. 차기작인 영화 '더 킹' '택시운전사' 등의 촬영 스케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두 작품을 통해 조인성 정우성 송강호 유해진 등 내로라하는 충무로 스타들과의 호흡을 예열 중이다.
 
어릴 적 TV를 통해서만 보던 대선배들과 함께 호흡하는 현장은 그에게 특별하다. 류준열은 "내가 배우가 돼 중고등학생 때 지켜보던 선배님들과 있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감히 '어떤 분들이다'라고 내가 말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표현했다.
 
"그들처럼 되고 싶어요. 제가 파릇파릇 할 때부터 계셨던 분들이 지금껏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하고 계시잖아요. 연기적인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모든 부분이 귀감이 되더라고요. 닮고 싶고 부러워요.(웃음). 저도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들처럼."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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