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카프르 나블,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나를 찾아주세요."
절박한 표정을 한 어린이가 손에 든 종이에는 이런 글과 함께 깜찍한 포켓몬 피카츄가 그려져 있다.
21일(현지시간) 주요외신에 따르면, 시리아의 어린이들이 세계를 향해 포켓몬 그림을 들고 관심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 사진들에서 어린이들은 저마다 "나는 포켓몬이에요. 나를 구해주세요"와 같은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
눈물을 흘리는 피카츄 옆에 한 어린이가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도 보인다.
아이들이 든 그림은 시리아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프 알딘 타한의 작품이다. 그는 포켓몬 고의 '시리아 버전'을 통해 시리아 내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내전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포켓몬 대신에 고통받는 시리아인에 초점을 맞추려고 이 이미지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저항하는 시리아인들의 목소리를 전해온 '시리아혁명군 미디어사무실'은 트위터에 이런 사진을 올렸다.
한 대변인은 "포켓몬 고 게임이 확산함에 따라 정부군 폭격과 봉쇄에 따른 시리아인들의 고초를 강조해 보여주고 인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이 이미지들을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속 배경인 이들리브는 시리아 서북부의 반군 거점 지역으로, 정부군의 공습이 이어져 왔다.
인디펜더트는 "포켓몬 고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5년 넘게 계속되며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거나 위협하고 있는 시리아 사태보다도 큰 관심을 끄는 현실에 대해 좌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RFS 트위터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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