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이후 일본 정부의 엔화 정책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엔화로 투자자들이 몰린데다 일본정부의 부양책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11시 21분께 일본 엔화 환율은 이날 자정 106엔 비해 1엔(1.5%) 이상 빠진 104.72엔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11시 4분에는 104.63엔까지 하락해 지난 14일 이후 약 12일 만에 장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환율이 떨어지면 가치는 오르게 된다.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과 저성장 기조에 벗어나기 위해서는 20조엔(약 217조원) 규모의 경제부양책이 필요하지만, 일본 정부의 실질적인 공공지출은 20조엔에서 많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28∼29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이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저엔화 기조를 경제회생의 주된 줄기로 삼고 있는 아베노믹스(아베총리의 경제정책)에도 암초로 드리워질 전망이다.
엔화가 오르면 일본 기업의 수출 실적도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도쿄증시에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55% 떨어진 16,362.88에 오전장을 마쳤고 토픽스지수도 1.54% 빠진 1,304.98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5엔일 경우 이번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이익이 3분의 1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는 엔화 환율이 1엔씩 내릴 때마다 영업이익이 400억 엔씩 깎여나간다고 설명했다.
다이와 증권은 4∼7월 사이 일본 6대 자동차 기업의 세전 이익이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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