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68)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 됐다. 미 주요 정당 역사상 최초의 여성후보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서 대의원 공개투표 '롤 콜(Roll Call·호명)'을 통해 후보지명 기준인 대의원 과반 2천383명을 무난히 확보, 대선 후보로 등극했다.
클린턴 후보는 대의원들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롤 콜 시작 1시간 15분 만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민주당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는 알파벳 순서대로라면 유타와 버지니아 주 사이에 결과를 발표하게 돼 있었지만, 극적인 효과를 위해 맨 마지막으로 미뤘다.
버몬트 순서가 되자 샌더스 의원은 "전당대회 절차 규정에 관한 행사를 중단하고 클린턴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클린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메일 스캔들'과 '벵가지 사건' 등으로 발목이 잡히고 샌더스 의원이 일으킨 '아웃사이더 돌풍'에 고전하기도 했다.
'이메일 스캔들'은 국무장관 시절 공문서를 국무부 이메일이 아닌 사설 이메일로 주고 받은 일, '벵가지 사건'은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을 무장세력이 기습 공격해 주리비아 미국대사 등이 목숨을 잃은 일을 가리킨다. 또 클린턴과 같이 경선에 뛰어든 샌더스는 지난해 6월 백인 중산층과 노동자 계급의 분노를 등에 업고 클린턴을 벼랑으로 몰기도 했었다.
이날 승리로 대선 후보에 오른 클린턴은 '유리천장'을 깼다는 데 의미가 있다. 1776년 7월 4일 미국이 독립을 선포한 이후 여성 대통령은 물론 부통령조차 없었다.
클린턴 후보는 지난 2008년 첫 대권을 노렸지만 당시 정치 신예였던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했다.
이로써 클린턴 후보는 지난 19일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와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번 대선은 '女 대 南', '대통령가문 대 부동산재벌', '주류 대 아웃사이더' 등의 흥미로운 대결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사진=YTN 방송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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