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배임을 앞세워 프로축구 선수에게 승부조작을 요구하고 협박한 브로커가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은 승부조작 브로커 정모(39)씨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10년 6월 당시 광주 상무 소속이던 전 축구선수 최성국 등에게 두 경기 승부조작을 요구하고, 한 경기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은 혐의다.
 
정씨는 신원이 불분명한 중국 국적의 왕모씨로부터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일당 이모씨(구속기소), 김모씨(기소중지) 등과 함께 선수를 물색했다.
 
최성국을 포섭한 이들은 2010년 6월 2일 당시 포스코컵 광주 상무와 성남 일화 경기를 대상으로 정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2천만 원을 건네며 조작을 부탁했다.
 
하지만 경기가 0-0으로 끝나 정씨와 일당들은 베팅 금액을 모두 잃었다. 이에 이들은 광주 선수단이 머물던 호텔을 찾아가 협박했다.
 
정씨는 최성국에게 "내가 너의 대학 선배"라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퍼트리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최성국을 비롯한 5명의 선수들은 다음 울산과의 경기를 대충 뛰며 0-2 패배를 이끌어냈고, 정씨 일당은 4천만 원을 건넸다.
 
이 경기를 포함해 승부조작 사건을 포괄적으로 조사하던 창원지검은 2011년 7월 37명의 선수와 11명의 브로커 및 전주를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중국으로 도망갔으나 불법체류자 신분임이 들통나 강제 추방되면서 신병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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