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W' 1화에서는 주인공 오연주(한효주)가 '외상성 기흉'으로 쓰러진 강철(이종석)의 가슴에 볼펜을 꽂는 응급처치 장면이 등장했다. 이때 실시간 포탈 검색어에는 '기흉'이 자리잡기도 했다.
10~20대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기흉은 폐 안에 들어있던 공기가 폐 밖으로 새 나와 흉막강에 차오르며 폐를 누르게 되는 질환이다.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발생하고 호흡곤란이 생긴다.
▲ 두 종류의 기흉, 생명 위협할 수도
기흉에는 폐 표면에 비정상적으로 생긴 기낭(공기주머니)이 갑자기 스스로 터져 발생하는 '자발성 기흉'과 외부 충격으로 폐가 손상 받아 발생하는 '외상성 기흉'이 있다. 기흉이 심하면 폐 뿐 아니라 심장까지 압박해 생명이 위독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기흉 중 자발성 기흉이 52%(1만2천740명)로 이 중 88%(1만1천242명)가 남자였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인 63%가 10대에서 20대 환자로 나타났다. 드라마 속 강철처럼 키가 크고 마른 체질에서 많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W'의 의학자문을 맡고 있는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김대현 교수는 "갑작스런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기흉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속히 병원을 방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재발률 높아...흉강경 수술로 방지
기흉은 흉부 X-ray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또 흉부 CT촬영을 통해 기낭의 크기, 위치, 개수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기흉이 진단되면 옆구리에 관을 삽입해 공기를 제거 후 퇴원할 수 있다.
하지만 기흉은 재발률이 높다. 한 번 재발하면 3차, 4차 발생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런 특징으로 기흉의 근본적 치료는 흉강경 수술을 통해 기낭을 제거하는 것이다.
폐수술은 흔히 가슴을 여는 대수술을 생각하기 쉽지만, 흉강경 수술은 옆구리에 작은 구멍 한 두개를 내고 내시경을 통해 폐기포를 제거한다. 보통 30분 안팎의 간단한 수술이며, 2~4일 후 퇴원해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기흉의 크기, 흉부 영상 소견, 재발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흉부외과 전문의가 최선의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흉부외과가 개설된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흉강경을 통해 안전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는 '청소년 기흉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내 학교와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환자 발생 시 호흡기내과, 응급의학과와 체계적인 협진을 통해 신속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