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인물정리 인물관계도. 사진-tvN '굿와이프' 제공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가 중반부를 넘어섰다. 전도연, 유지태 등 '어벤저스'급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 드라마는 9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집중 받았던 이유는 미국의 동명 드라마 '굿와이프'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 일곱 번째 시즌까지 사랑받았던 웰메이드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원작과 어느 정도의 싱크로율을 보일지는 세간의 관심이었다.
원작 속 인물들과 리메이크된 '굿와이프'의 인물들의 외모, 성격, 가지고 있는 분위기 등을 비교해봤다.
■ 부드러운 전도연 vs 냉철한 줄리아나 마굴리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았던 여인이 로펌 신입으로 들어가 다시 사회 초년생을 경험한다는 설정은 한미 드라마 모두 동일하다. 또 '커리어우먼'이라는 키워드로 대변되는 세련된 외모와 깊은 눈빛, 의상 등은 원작 속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알리샤 플로릭(줄리아나 마굴리스)은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똑 부러지는 발음으로, 볍률 용어를 또박또박하게 뱉어낸다. 게다가 보수적인 성향을 띄고 있는 도시인 시카고의 변호사인 만큼 무게감 있는 동작이 인상적이다.
김혜경(전도연)은 아직 서툴다. 특히 어려운 법률용어를 이야기하는데 조금은 어색한 감이 없지 않다. 김혜경을 연기한 전도연 또한 앞선 제작발표회를 통해 "많은 대사와 어려운 법률 용어가 가장 큰 난관이었다"며 "막상 촬영에 들어서자 '이걸 다 할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내용적으로도 아직은 똑 부러지는 커리어우먼의 분위기보다는 의뢰인을 배려해주는 따뜻한 법조인의 성격이 짙다. 극 초반 남편 이태준(유지태)에게 보였던 냉철한 태도 또한 최근에는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다.
원작을 그대로 표방한 것이 아닌, 한국적인 정서에 맞춰 전개가 진행된다는 예고가 있었던 만큼 김혜경만의 매력에 대해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흥미거리가 될 것이다.
■ 베일에 싸인 유지태
원작 속 피터 플로릭(크리스 노스)은 그가 저지른 행동으로만 봤을 때에는 나쁜남자에 가깝다. 권력을 이용한 비리는 물론 아내 알리샤 플로릭을 두고 다른 여자와 수차례 바람을 피기도 한다. 그럼에도 밉지 않은 인물로 그려진다. 중저음의 매력과 큰 키에서 나오는 수트핏은 덤이다.
이태준(유지태)은 알 수 없다. 말 그대로 무언가 꽁꽁 감추고 있는 분위기를 지울 수 없다. 구치소로 면회를 온 김혜경과 두 자녀들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자상한 면모를 보이지만, 어딘가 의심스럽다.
9회 방송 분에서는 원작에서는 그려지지 않았던 15년 전 사건이 전파를 타면서 이를 뒷받침했다. 그동안 김혜경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과거 교통사고의 주범이 이태준으로 드러난 것.
당시 이태준은 김혜경과 함께 범인을 쫓던 중 한 교통사고를 냈고, 김혜경에게 "이렇게 무너질 수 없다. 내가 너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말과 함께 사고의 책임을 전가했다. 이는 그녀가 변호사의 일을 내려놓고 15년간 가정주부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그려졌다. 이태준과 김혜경, 둘 사이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싱크로율 99.9%' 김서형
드라마에서 로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원작 속 다이앤 록하트(크리스틴 바란스키)와 서명희(김서형). 두 사람은 최고의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지적인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는 물론 차가운 말투와 외모, 냉철하고 공정한 잣대 또한 맥을 함께한다.
다만 원작에서는 로펌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윌 가드너(조쉬 찰스)와 다이앤 록하트가 동업자의 개념이라면, 한국판 '굿와이프'에서 서중원(윤계상)과 서명희는 친남매라는 점이 차이를 보인다.
■ 원작에서나 리메이크에서나 주인공의 조력자
다이앤 록하트와 함께 로펌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윌 가드너, 서명희와 함께하는 서중원도 극 중 위치와 역할이 흡사하다. 각각 주인공의 오래된 '남사친'으로서 곁을 지키며 업무적으로나 업무 외적으로나 도움을 주는 조력자다.
원작에서 윌 가드너는 주인공 알리샤 플로릭의 첫사랑이었다. 그러나 국내 버전에서 서중원은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김혜경에게 오히려 마음을 고백하는 인물이다.
서로에게 마음을 품었던 시기와 방향은 다르지만,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항상 애틋함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다.
■ 사건해결의 '키' #칼린다 #김단
로펌의 조사원으로서 사건해결을 위한 정보수집을 담당하는 칼린다(아치 판자비)는 주인공보다도 더 빛나는 조연으로 알려져 있다.
조곤조곤하게 브리핑을 하는 낮고 정확한 그녀의 목소리는 정보원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킨다. 엑티브한 그녀의 이미지는 가죽자켓과 부츠라는 아이템으로 대변된다.
한국판 '굿와이프' 속 김단도 마찬가지다. 까칠해보이는 극 초반 모습과는 달리 김혜경을 '아군'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매력적인 조력자로 변신한다. 아직 대부분의 과거는 베일에 덮여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인맥과 정보의 냄새를 맡는 능력은 극 중 단연 돋보인다.
다만 6일 방송된 10회분에서는 약간의 충격을 선사했다. 조력자이기만 했던 그녀가 이태준과의 내연관계였다는 사실이 전파를 탄 것. 김헤경은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였다. 원작의 칼린다는 양성애자다. 이미 심상치 않은 원작 속 설정 때문에 이같은 변화를 '반전'이라고 규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
연기 경험이 사실상 전무했던 나나는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던 당시 불신의 시선을 받았지만, 김단을 통해 이런 분위기를 뒤집으며 안정된 연기를 보이고 있다.
사진=CBS, tvN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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