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8)씨는 10여 년 전 결핵을 앓은 후 흉부 X선 검사를 하면 늘 흉터가 보였다. 이번 정기검진 결과에서도 별다른 소견이 없었지만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설득으로 흉부 CT를 촬영했다. 폐 흉터에서 폐암의 발생 가능성 때문이었다. 검사결과 폐암이었다. 빠른 입원 조치로 흉부외과에서 흉강내시경을 통해 수술 받은 A씨는 수술부작용 없이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복귀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폐암다학제팀(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다른 폐 질환을 앓았던 환자는 폐암 발생의 위험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며 "A씨의 경우처럼 기본검진이나 흉부 X선 검사만으로는 폐암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 후 흉부CT 촬영과 조직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 폐암환자, 초기 증상 없어 위험률 높아
보건복지부의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2004년 폐암환자는 1만6천355명이었으나 10년 후인 2014년에는 2만3천177명으로 약 42% 증가했다. 흡연자의 전유물로 생각되던 폐암이 간접흡연자의 증가와 함께 결핵, 석면폐증, 규폐증, 특발성 폐섬유화증 등 다른 폐 질환으로 인한 발견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폐암은 초기에 증상이 전혀 없거나, 있다해도 기침이나 객담(가래) 등 감기와 유사해 의심하기 어렵다. 폐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혈담, 체중감소 등이다. 눈에 띄는 증상이 이미 나타났다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검사를 통해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폐암 5년 생존율은 70%를 초과하지만 말기에 발견되면 생존율은 3% 뿐이다. 전문의들이 조기 발견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CT와 조직검사로 발견율 높여
일단 폐암이 의심되면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실시한다. 하지만 폐암여부를 가리는 정확도가 80%수준이기 때문에 확진을 위해서는 초음파 기관지내시경(EBUS) 또는 경피적 폐생검사 같은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최 교수는 "초음파 기관지내시경(EBUS)은 PET-CT보다 폐암의 병기를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첨단 검사법"이라며 "서울 강동과 하남에 유일하게 강동경희대병원만이 시행할 수 있는 장비"라고 소개했다.
◆ 조기폐암, 흉강경 수술로 빠른 회복
폐암치료는 병기와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진행되며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가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대부분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흉강경을 이용한다. 옆구리에 낸 한 두 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을 보면서 암을 포함하고 있는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 치료법이다.
김대현 강동경희대병원 폐암다학제팀(흉부외과) 교수는 "흉강경 수술은 감염예방과 빠른 회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 조기 폐암 수술에 이용되고 있다"며 "진행된 폐암의 경우를 제외하고, 통증 완화와 회복기간 단축으로 환자 만족도가 높아 전체 폐암 수술의 80% 이상을 흉강경 수술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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