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사고로 1등을 놓쳤지만 더욱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건 반데를레이 데 리마에 대한 이야기가 공개됐다.
4일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리마를 다뤘다.
리마는 1969년 브라질에서 태어나, 16세 때 마라톤을 시작했다. 각종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몇 차례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걱정은 기우였다.
그는 올림픽에서 42.195km 코스 중 37km 지점까지 선두를 지켰다. 2등 선수보다 300미터 가량 앞섰기도 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녹색 조끼, 붉은색 치마 등 괴상한 차림을 하고 있는 한 남자가 관중석을 향해 돌진했던 것.
아일랜드 출신의 종말론자인 코넬리우스 호런은 1등으로 달리고 있던 리마를 밀었고, 리마는 호런에게 깔려 넘어지고 말았다. 호런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심판의 날이 오고 있다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1등으로 달리던 선수를 습격했다.
이 사건은 TV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방송 됐다. 이를 지켜 본 사람들은 물론, 가족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안정적인 페이스 유지가 관건인 마라톤에서, 리마는 한 순간에 페이스를 잃었다. 이에 사람들은 리마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나 1등은 2등으로 달리던 이탈리아 선수였다. 그리고 그 뒤로 3등으로 달리던 미국 선수가 2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세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리마였다. 습격 후 한 동안 일어나지 못한 리마였지만, 그는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고 다시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비록 리마는 1등을 내주고 말았지만, 정신력 하나로 완주에 성공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금메달을 놓친 것에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모두 가진 듯 행복하게 웃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를 통해 "사고가 없었더라도 우승할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면서 "다만 몸과 마음의 컨디션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전 이 동메달이 금메달보다 값지고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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