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서프라이즈'에서는 한 라디오DJ와 소녀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그려졌다.
21일 방송된 '서프라이즈'에서는 산울림의 김창완과 초희라는 소녀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늘 식상한 사연만 도착하던 라디오국에 초희라는 소녀의 사연이 라디오 제작진의 눈길을 끌었다.
어릴 적 골수암 판정을 받은 초희는 오랜 기간 입원해있었다. 또래 소녀들이 학교 다니는 시간에 병원에 있는 것이 슬펐지만 어느날 우연히 라디오를 접했고, 한 방송을 너무 좋아하게 됐다.
늘 다른 사람의 사연만 듣던 초희는 자신의 이야기를 한 번 써봤고, 라디오 DJ가 이를 눈여겨 보고 방송에 소개하게 됐다. 이를 들은 초희는 신기해하면서도 계속 사연을 보냈다.
초희는 "김창완의 '안녕'이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그래도 스무살까지는 살고 싶다"는 등의 이야기를 전했고, 이를 들은 전국의 청취자들은 모두 초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시간이 지나고 1990년, 놀랍게도 그녀의 편지들이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그런데 뜻 밖에도 책의 저자는 초희가 아니라 가수 김창완이었다. 당시 라디오 진행자가 김창완이었던 것.
그는 라디오에서 초희의 편지를 빠짐 없이 읽어줬었다. 그러던 어느날 초희의 언니로부터 초희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고, 초희 마지막 편지를 전달 받았다.
힘겹게 버티던 초희는 스무살을 몇 개월 앞두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슬퍼하던 김창완은 초희가 보낸 편지 34통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이 이야기는 1991년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주제곡은 김창완의 '안녕'이었다.
사진=MBC '서프라이즈' 방송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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