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버전 앱에 쿠폰코드 입력창을 넣으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죠. 그런데 요즘 다 몰래 넣잖아요. 안드로이드 OS(AOS)-아이폰 OS(iOS) 이용자간 혜택 차별문제도 있고…." (A게임사 관계자)
 
최근 애플의 앱스토어 콘텐츠 검수가 허술해진 틈을 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콘텐츠 내에 '쿠폰코드 입력창'을 몰래 탑재한 iOS 앱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물론 콘텐츠 내에 쿠폰 입력창을 마련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그런데 작년 8월 애플이 '모든 iOS 앱들에 대한 쿠폰 등 외부 재화 획득 경로를 차단한다'는 내용을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에 추가하면서, 앱스토어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쿠폰코드 입력창을 배제하는 것이 기본원칙이 됐다. 이를 어긴 사실이 적발될 경우, 앱스토어 퇴출이란 처분이 내려지게 된다.
  
◆ '프렌즈사천성' 등 애플 눈 피한 꼼수 앱 우후죽순
   

`프렌즈사천성(좌)` iOS 버전 내 쿠폰코드 입력창이 활성화된 모습/`아이러브니키`는 29일 업데이트를 통해 쿠폰기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애플은 작년 발표한 개발자 가이드라인을 통해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앱들은 앱 내에서 사용되는 아이템이나 재화를 반드시 '인앱결제(In-App-Purchase)'를 통해서만 획득하도록 규정지었다.
 
명목상 보안강화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쿠폰코드 입력을 허용하면 외부에서 구입한 재화를 앱에서 바로 불러 올 수 있다. 이 경우 서비스업체는 앱스토어 수수료 30%를 물지 않게 돼 이를 막기 위해 외부결제를 막았다는 견해가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이 공개되자 당시 앱스토어를 통해 앱 콘텐츠를 유통하던 국내외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쿠폰 입력창 등 외부 재화획득 경로를 자발적으로 차단하고 나섰다. iOS 이용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애플 눈 밖에 날세라 이 회사 규정에 맞춘 서비스 형태를 갖추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애플이 외부결제 금지 정책을 마련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당시의 일성은 무색해진 듯한 모습이다. 애플의 허술한 검수로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앱 중 상당수에 쿠폰코드 입력창이 버젓이 포함돼 있고, 실제 이를 통한 재화 간접충전도 가능하다.
 
특히 28일 기준 매출 7위를 기록하고 있는 '프렌즈사천성 for Kakao'를 비롯해 '검과마법  for Kakao(12위)', '아이러브니키 for Kakao(15위)' 등 매출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앱들에서도 이 같은 현상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어 사실상 방치 수준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들 외에도 '아이러브파스타 for Kakao',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등에서도 쿠폰코드 입력창이 확인됐으며, '피파온라인3M', '애니팡3 for Kakao'는 관련한 취재가 들어가자 곧바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삭제한 상태다. '아이러브니키' 측은 29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되는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부분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 관리 없는 '협박式 가이드라인' 왜 만들었나
  
앱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업계는 '지키면 좋고, 안 지켜도 그만' 식의 애플 운영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퇴출'이란 최고 형벌이 걸린 규제 조항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지 않는 탓에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지키면 오히려 해당 업체들만 '바보'가 되는 형국이란 지적이다. 
 
B게임사 관계자는 "상품권 등 외부결제수단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쿠폰은 순수하게 이용자들의 혜택을 늘리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AOS 이용자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고 보다 다양한 혜택을 주기 위해 순수한 의도로 쿠폰코드 입력창을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C게임사 관계자 역시 "쿠폰은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마련한 마케팅 수단"이라며 "다수의 회사들이 애플 검수를 받은 이후 쿠폰창을 넣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저 편의성 측면에서 이 같은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철저한 모니터링을 시행하든지 쿠폰기능 제한을 없애든지 확실한 노선 정리가 필요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애플코리아 홍보실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애플은 앱스토어 내 유통 콘텐츠 내에 별도의 쿠폰코드를 입력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평소 별도의 조사를 하진 않지만 제보가 들어올 경우엔 확인 작업을 거친다. 부정행위로 간주되는 활동이라고 판단되면 앱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앱스토어 외 AOS 대상의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서는 쿠폰기능 활용이 자유로우며, 원스토어 및 컬쳐랜드스토어에서는 쿠폰 뿐 아니라 문화상품권 등의 간접결제도 가능하다. 
  
류세나 기자 cream5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