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을 향상시킨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일명 '공부 잘 하는 약'으로 통하는 메칠페니데이트계 약물 처방이 수능을 앞둔 수험생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지난 6월까지 최근 5년 동안 ADHD 치료제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의 처방 건수는 약 10% 감소했으나, 만 16~18세에 해당하는 연령대에서는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3 학생의 경우 수능부담이 최고조에 이른 10월 처방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돼 오남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처방된 메칠페니데이트계 약의 총 청구금액은 성인의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메칠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자극제' 계열의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치료약제로 사용되고 있다.
인 의원에 따르면 조사기간 중 '메칠페니데이트' 성분의 의약품을 처방 받은 인원은 약 228만 명에 달한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청구 금액은 약 1천4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메칠페니데이트 제제의 처방 건수는 매년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특정 연령대에서는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메칠페니데이트 제제 처방 건수는 약 37만2천명으로 5년 전인 2011년(약 41만5천명) 보다 약 10%가량 감소한 반면, 통상적으로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16~18세의 연령대에서는 같은 기간 각각 약 19%, 37%, 64%가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메칠페니데이트 제제의 월별 청구 금액현황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고3 학생들(만 18세)은 수능 시험을 앞둔 10월에 집중적으로 처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10월 청구금액은 약 9021만원으로, 가장 낮은 달인 2월(약 4천725만원)에 비해 약 2배가량 많은 처방을 받았다. 수능 이후에 해당하는 11월(약 5천839만원)과 12월(약 5천589만원)에는 처방이 급격히 줄어 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메칠페니데이트계 약물 부작용으로 많이 나타난 증상은 식욕부진(579건), 불면증(244건), 두통(156건), 오심(141건), 복통(100건), 불수의 근육수축(59건), 신경과민(54건) 등으로 확인됐다.
인재근 의원은 "고3 학생과 20대 청년 등 특정 연령대에서 메칠페니데이트 계열 약물 처방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ADHD의 치료제로 쓰이는 메칠페니데이트계 약물이 '공부 잘 하는 약'의 이름으로 오남용 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정부는 특정 연령대의 처방급증 현상에 대한 원인은 물론 학업 스트레스 등 사회적 상황과 주의력결핍장애의 연관성에 대해 고민하는 등 청소년 건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진=인재근 의원 홈페이지
류세나 기자 cream5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