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특집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가수 권유리가 배우로서 재평가 되고 있다.
23일 방송된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2회에서는 고호(권유리)를 중심으로 한 오피스 로맨스가 무르익는 모습이 그려졌다.
꽃미남 직장 후배 오정민(신재하)는 고호에게 적극적인 대시를 펼쳤고, 직장상사로 돌아온 전 남친 황지훈(이지훈)은 미련이 남은 듯한 행동으로 고호의 마음을 흔들었다.
무엇보다 '지랄이'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까칠했던 사수 강태호(김영광)는 고호를 신입때부터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져 보는 이들의 설렘 지수를 상승시켰다.
이런 가운데 권유리는 '고호'라는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구현해내 이같은 판타지스러운 로맨스에 설득력을 안겨 눈길을 끌었다.
고호는 지방으로 후배 오정민과 출장을 갔다. 그녀는 식사 하던 중 "대학교 때 자전거로 전국일주 했다. 그래서 허벅지가, 어후"는 야한 농담을 던지는 오정민에게 국물을 뿜어냈다. 그러면서 오정민의 팔뚝 힘줄, 허벅지에 자꾸만 눈길을 굴려 앙큼한 매력을 선보였다.
그런가하면 직장에서 고호는 코믹 그 자체였다. 그녀는 사수 강태호의 갈굼을 참초 참다가 속으로 그의 멱살을 잡고 "100억짜리 광고주가 까라면 까는 거지!"라고 '폭풍 샤우팅'을 날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시 작성해오겠다"며 순한 양으로 변신한다.
고호는 직장 상사 앞에서 철저히 자본주의 미소를 날려야만 하는 직장인의 현실로 공감 섞인 웃음을 안겼다. 또 광고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뽀글머리 가발을 쓰고 막춤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웃음폭탄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또다시 남자에게 상처받는 고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광고주 미팅 후 오정민의 양다리를 목격한다. 배신감에 휩싸인 고호는 인근 휴게소에 급히 내려 덩그러니 홀로 남게 됐다.
설움이 몰려드는 찰나 강태호에게 전화가 걸려오자 애꿏은 사수에게 "왜 매일 사사건건 시비냐"면서 화를 쏟아낸다. 자신이 실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설움에 북받쳐 아이처럼 엉엉 우는 고호의 모습은 보호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권유리는 고호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때로는 코믹하면서도 애달프레 그려냈다. 이같은 상상 이상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드라마에 '꿀잼'을 바르는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남은 2회동안 권유리가 어떤 매력을 뽐낼지 시청자들의 리모컨 채널은 미리 고정되고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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