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이 밝힌 '최순실 공덕 10가지'는? "최순실에게 고맙다고 해야한다. 며칠 만에 나라를 바꾸었으니"

입력 : 2016-11-04 16:43:33 수정 : 2016-11-04 16: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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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법륜스님 블로그 캡처

"선거 때만 되면 공약 같은 것도 보지 않고 새누리당만 지지하던 남편 조차 이번 최순실 사태가 터지자 더 이상 못믿겠다고 하더라고요.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애들을 키워야 할까요?"
 
지난 1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행복한 대화'를 주제로 한 법륜 스님의 강연을 듣던 도중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나온 한 청중의 질문이다.
 
법륜 스님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최순실의 공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법륜 스님은 이에 "질문자는 최순실 씨한테 고맙다고 해야한다"며 " ‘역시 능력 있다. 내가 그렇게 노력해도 안 되던데, 며칠 만에 우리 남편과 시아버지의 생각을 확 바꿔주었구나’ 해야 한다"고 말해 자리에 모인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법륜 스님은 이후에도 최순실이 현재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역으로 전환시키며 기발한 생각을 쏟아냈다.
 
법륜 스님은 "옛날에는 대학생들이 사회비판 의식도 높았는데,요즘 대학생들은 지난 20년간 사회가 이렇게 되던 저렇게 되던 깊은 잠에 빠져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대학생들을 다 깨운 사람이 누구에요? 그 공덕을 얘기하자면 10개도 더 된다니까요"라며 그간 정치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을 한 마음으로 만들게 된 계기가 '최순실 게이트'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또 법륜은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에 장애가 된다고 개정안을 내도,여야가 정쟁하느라 야당이 거부해서 통과가 안됐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여야가 합의해서 대안을 마련한다면 야당도 국정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 법안 통과에 무조건 반대만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니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겠지요"라고 말하며 현 사태로 인해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뉘앙스를 나타냈다.
 
여기에 "그동안 마치 위정자들이 왕인 양 권력을 독점하고 우리는 그 밑에서 노예나 신하처럼 순종하며 살았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이 '진정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을 확실히 각성하게 됐으니 좋은 일이에요"라며 주권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륜 스님은 이후 현재 쏟아지고 있는 하야 주장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제 중요한건 '무엇을 더 폭로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빨리 국정 혼란을 수습할 것이냐' 입니다"라며 대통령의 빠른 결단과 국정안정을 위한 여.야의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걸 '전화위복'이라고 합니다.이 사건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고, 기회를 잘 살리면 우리가
그동안 못했던 걸 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라며 향후 명확한 국정 운영 방향과 시민들의 건설적인 여론이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법륜스님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강조하면서도 폭력적인 시위와 원색적인 비난은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옛날엔 권력의 힘이 너무 세서 우리가 좋은 나라를 만들려다가도 감옥에 갈 확률이 높았는데,지금은 그러다가 감옥에 갈 확률은 별로 높지 않잖아요"라며 다시 한번 강연장에 웃음을 유발했다.

법륜 스님이 당시 강연에서 10개도 더 된다고 말한 공덕은 또 무엇이 있었을까?  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이번 최순실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국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최순실의 공덕이 아니면 이런 상황이 일어날 확률은 극히 드물었을지도 모른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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