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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로 나온 주택을 세입자에게는 전세인 것처럼 이중 중개하는 방법으로 보증금 10억원을 챙긴 무자격 공인중개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설모(55·여)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설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1년 동안 파주시에서 공인중개사무소 2곳을 운영하면서 임대인에게는 월세계약, 임차인에게는 전세계약을 한 것처럼 이중으로 부동산 계약서를 작성해 세입자 32명의 전세보증금 1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지어 설씨는 타인 명의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빌려 무자격으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씨에게 자격증을 대여한 2명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설씨는 공인중개사무소 인근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과 다른 공단에 근무하는 젊은 직원들이 주로 전세를 선호하는 반면 임대인들은 월세를 놓고 싶어 하는 점을 악용해 이중 계약서를 꾸몄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으로 어렵게 모아둔 돈 또는 대출받은 돈을 사기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당 피해 금액은 적게는 3천만원에서, 많게는 5천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부동산임대차 계약이 좀 이상하다는 내용의 민원을 상담하던 중 피해자들이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 즉시 공인중개사무소에 출동해 현장에 있던 이중 계약서들을 확보했다.

경찰은 "부동산 임대계약 시 임차인은 중개인의 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반드시 임대인과 직접 연락해 계약사항을 직접 확인해야만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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