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16] 체질개선 끝낸 위메이드…다음 스텝은 '미르' IP 가치향상

입력 : 2016-11-19 05:28:19 수정 : 2016-11-19 1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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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인터뷰]
  
"위메이드 대표직을 수락했던 2년 전, 그 땐 회사가 한창 힘들었던 시기였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뼈를 깎는 체질개선의 시기를 보냈고, 그 결과 이젠 내실도 탄탄해졌다. 로열티 수익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 1분기부터는 실적으로도 이를 증명해 보이겠다."
 
꼭 3개월 만에 다시 만난 장현국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말에 자신감과 확신이 더해졌다. 사람 좋은 미소는 여전했지만, 그 사이 작은 산을 하나 넘어선 덕분인지 표정도 한층 더 편안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석 달 사이 '미르의전설' IP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와의 가처분 소송이 일단락되면서, 하나 따내기도 어려운 IP계약을 최근 20일새 3건 이상 연달아 성사시켰다.
 
여기에 중국 알리바바문학을 통한 '미르의전설' 웹소설 제작 계약도 목전에 두고 있고, '미르' IP를 활용한 영화, 드라마 제작 등 IP 다각화를 위한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는 상태다.
 
물론 아직 본안소송이 남아 있긴 하지만 초반 분위기가 나쁘진 않다. 한국에서 진행한 가처분소송에서 위메이드의 주장이 인용됐고, 중국법원의 경우 액토즈소프트가 승기를 쥐었지만 특정 계약 사안에 대해서만 가처분이 적용, 위메이드는 여전히 대중국 IP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고 있다.
 
◆ '미르' IP 걸맞는 파트너 선정·로열티 증대 계획 밝혀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가 공동으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미르의전설2'는 2000년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동시 접속자 수 70만명, 누적 회원수 2억명을 기록하는 등 중국에서 게임한류를 일으킨 대표 타이틀로 꼽힌다. 
 
지스타2016 현장에서 만난 장현국 대표는 "중국의 다수 업체로부터 '미르' IP 계약에 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이어 "하지만 IP 계약을 무작위로 맺진 않을 생각"이라면서 "앞으로는 파트너사의 조건을 지금보다 더 까다롭게 고를 계획이다. 정말 게임을 잘 만들고 서비스도 잘 할 수 있는 훌륭한 개발사와 손발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미르' IP를 사용한 게임 1개 타이틀당 받고 있는 100억원 가량의 최소계약금(MG)과 로열티(12.5%)를 끌어올리는 작업도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지금도 '미르' IP를 가져가기 위해선 최소 100억원을 내놓고 시작해야 하는데, 국산게임 가운데 해외에서 이정도 IP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게임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 줄이은 '미르' IP 계약에 따른 로열티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내년 1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 4분기 중 출시되는 게임들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분기당 1종 이상의 '미르' IP 웹·모바일 게임들이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는 내년 하반기와 2018년을 겨냥한 고품질 라인업 구축을 위한 파트너사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 국내 넘어 해외기업 투자도 고려…엑시트 없는 '장기투자'
 
'미르' IP 계약과 함께 해당 개발사에 투자를 진행하는 사업모델도 고심중이다.
 
장 대표는 "그간 국내를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왔는데, 앞으로는 해외의 좋은 개발사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하며 "'미르' IP 계약을 맺으면서 투자도 함께 진행하는 방향도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메이드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목적의 투자는 하지 않는다"면서 "올해 초 정한 투자 기준이 사람, 그리고 그들의 비전을 보고 진행하자는 것이었고, 실제 넥스트플로어 사례를 통해 우리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당장 흥행 게임을 내놓지 못하더라도 꼭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조직과 함께 갈 생각이다. 내부에선 이를 '장기투자'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위메이드는 장기적인 투자 안목을 갖고 지분 참여했던 개발사들이 연이어 호실적을 내면서 신흥 투자귀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데스티니차일드'로 구글-애플 양대마켓 매출 1위를 거머쥔 넥스트플로어도 위메이드가 투자한 곳으로, 이 회사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장 대표가 직접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넥스트플로어에 투자를 한 이유는 '크리스탈하츠'도, '프렌즈런', '데스트니차일드' 때문도 아니었다"고 운을 뗀 장 대표는 "'평생 게임을 개발하겠다. 일본시장을 평정하겠다'는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의 의지가 너무 좋았다. 언젠가 잘 될 줄 알았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이어 "앞으로도 작은 금액으로 여러군데 투자하기보다는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맨파워를 가진 곳에 투자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국에 내부평가 기준을 넘는 개발팀이 많지는 않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정성들여서 진행할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위메이드는 최근 1년간 지속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본사는 '미르의전설'을 중심으로 한 IP 사업을, 계열사들은 게임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끔 개발사 형태로 전환했다. 또 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거쳐 버릴 것은 과감히 쳐내고, 그 가운데 흥행 가능성이 엿보이는 최정예 타이틀들만 남겨 놓은 상태다.
 
"벽돌을 무너지지 않게 탄탄하게 쌓아 나가다보면 훌륭한 게임회사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젠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남아 있는 돌(프로젝트)들도 모두 단단하다.(웃음) 내년, 또 그리고 내후년이 더욱 기대된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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