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60)와 그의 최측근으로 국정농단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차은택씨(47)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차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인 김종민 변호사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최씨 측이 차씨에게 “다 떠안고 가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차씨가 중국에 있을 때 김성현씨가 전화해 ‘회장(최순실씨)이 형이 다 안고 가야 한대’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차씨가 ‘네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하자 그 이후 통화가 끊겼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언급한 김성현(43)씨는 차씨의 추천으로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이달 초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김 변호사는 “어느 순간부터 차씨와 최씨의 관계는 소원해졌다”며 “미르재단과 최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의 실무는 김씨가 운영·총괄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씨는 김씨를 통하지 않으면 최씨와 연락을 못할 정도로 배제됐다”고도 말했다.
또 차씨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이권에 개입한 사실이 없으며 그가 2014년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 등이 된 것은 최씨가 먼저 추천한 결과라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반면 최씨는 차씨와 고영태 더블루K 이사(40) 등이 책임을 자신에게 미루고 있다며 불만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는 검찰에 “두 사람이 ‘내가 모르는 일도 내가 했다’ ‘내가 듣기만 한 것도 내가 했다’고 책임을 몰아간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