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화 용의자, 노태우 생가에도 불 질렀다

입력 : 2016-12-01 17:21:33 수정 : 2016-12-01 17: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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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커스뉴스 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방화범이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도 불을 지른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오후 3시 15분께 경상북도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의 생가에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0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은 57.3㎡ 단층 건물인 추모관 내부를 전소시켰다. 추모관에는 박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 여사 영정이 있다.
 
경찰은 현장 인근에서 방화범으로 보이는 백모(48, 경기 수원)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영정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백씨는 4년 전 12월 12일 대구시 동구 신용동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도 불을 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불은 생가 내부 목조 마루 4곳과 안방과 작은방 문 일부에 약간 그을린 흔적만 남기고 꺼졌다.
 
당시 백씨는 화재 현장에 A4용지 두 장 분량의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의 편지를 남겼다. 여기서 그는 노 전 대통령을 '쿠데타를 일으킨 도적의 똘마니'라고 표현하고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비자금을 조성하고 기업들에 뇌물을 받는 등 부정축재를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대통령직을 이용해 국민 재산을 훔치는 도둑들이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생가에 불을 지른다'는 내용이 있다. 그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뿐만 아니라 백씨는 2007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삼전도비를 훼손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삼전도비는 청나라 태종이 병자호란 때 승리한 조선에 자신의 공덕을 알릴 것을 요구해 1639년(인조 17년)에 세운 전승비다.
 
한편 경찰은 화재 직후에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란 글이 쓰여 있는 방명록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글을 백씨가 썼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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