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신작(新作)들의 반란은 없었다.
지난 5월 출시된 외산게임 '오버워치'를 제외하곤 '블레스(2월)', '창세기전4(3월)', '서든어택2(7월)' 등 시장의 큰 기대를 모았던 국내 게임사들의 대작 타이틀들이 연이어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반면 '테라', '에오스' 등의 구작(舊作) 게임들은 대대적 변화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일궈 내면서 올 한해 '올드보이'의 저력을 새삼 일깨웠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 '올드보이' 테라-에오스-블소의 도전, 그리고 성과…
올 한해 신작들의 부진 속에서 '올드보이'들의 변신은 주목할 만 했다.
넥슨의 '테라'를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에오스' 등은 각각 서비스 이관과 재출시로 괄목할만한 성과 도출로 재조명 받았다.
그 시작은 넥슨의 MMORPG '테라(개발 블루홀)'였다. 소위 잘나가는 게임이던 '테라'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던 중 올 1월 말 NHN엔터테인먼트에서 넥슨으로 서비스 이관됐다.
서비스 6년차에 접어들어 새 옷으로 갈아 입은 '테라'는 든든한 사업 및 마케팅, 운영 등의 지원 속에서 이용자 수가 가파르게 늘어 서버를 증설하는 등 다시 한 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서비스 이관 초기 30위권에 머물던 PC방 순위는 8위(게임트릭스 기준)까지 급상승했으며, 일 평균 순 이용자 수도 서비스 이관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현재도 20위권 초반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에서 재런칭된 MMORPG '에오스(개발 미스터블루)' 역시 새로운 도전을 강행한 이후 기사회생한 케이스다.
2013년 NHN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첫출시됐던 '에오스'는 월매출 40억원 기록하며 히트작 반열에 올랐지만 지속적인 인기하락 등 부침을 겪으면서 작년 10월 서비스 종료됐다.
이후 '에오스'는 1년 여간의 콘텐츠 보완 작업을 거쳐 지난 10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부활 날갯짓에 성공했다. 이 게임은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현재 게임트릭스 PC방 인기게임 순위 10위권에서 순항 중이다.
바통을 이어 받을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4대 MMORPG 중 하나인 '블레이드앤소울'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오는 14일을 기점으로 기존의 정액제를 폐지하고 무료 기반의 부분 유료화 모델로 전환한다.
이 게임은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 포함 4관왕을 수상하는 등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서비스 5해째를 맞은 현재의 성적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요금제 개편을 통해 이용자 수 및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 외산게임 국내 점령 여전…'신작-구작' 흥행 조화 필요
구작들의 변신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 개 게임의 선전에서도 보여지듯 수백 억원을 들여 새로운 대형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는 것 보다, 유망게임을 찾아 기존에 아쉬웠던 서비스 요소들을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는 편이 사업적으로 볼 때 유리하다는 판단이 충분히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외산 게임에 내준 온라인게임 안방시장을 되찾기 위해선 신구(新舊)조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드보이들의 선전과 더불어 신인들의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실제 지난 5월 출시된 '오버워치'와 2011년부터 최고 인기게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등 두 게임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국내 시장 상황 속에서 온라인게임의 비중이 줄어 들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손맛, 규모감 등 온라인게임만의 매력이 분명하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이 온라인게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이용자들의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재미 요소들을 대거 가미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게임들이 앞으로도 PC 시장의 활력소이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류세나 기자 cream53@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