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기업집단을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6일 국회를 찾았다. 이들이 한꺼번에 국회를 찾은 것은 지난 1988년 일해재단 5공 비리 청문회 이후 처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24분 국회에 도착했다. 굳은 얼굴로 차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수행원이 수령한 출입증을 패용한 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청문회장 대기실로 이동했다.
뒤이어 9시27분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수행원들과 함께 국회에 도착했다. 신 회장은 국회 본관으로 들어가 방문증을 수령한 뒤 계단을 이용해 2층 국회 청문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9시32분에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9시33분 국회에 도착했다. 조양호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 "청문회에서 성실히 대답하겠다"고만 답했다. 허창수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기업들이 얽힌 것이 억울하냐"는 질문에 "억울하다"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9시34분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의 수행을 받으며 국회에 도착했다. 정 회장은 차은택씨 광고회사에 62억원 상당의 광고를 밀어준 경위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청문회를) 잘해야죠"라고만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9시38분 국회에 도착했다. 최태원 회장은 "청문회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청문회장으로 향했다. 경식 CJ그룹 회장도 거의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
김승연 회장은 9시41분 도착했다. 김 회장은 "성실한 기업이 최순실 게이트로 피해를 입은 것이냐"는 질문에 "청문회가 기업 입장을 설명할 좋은 기회"라고 답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9시45분 국회에 도착했다. 구 회장 역시 방문증 수령후 직접 출입증을 출입게이트에 찍고 국회에 들어왔다. 구본무 회장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 "청문회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만 답했다.
재벌 총수들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공통적으로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재벌 총수의 답변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이 부회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게 된 배경과 삼성의 정유라씨 승마지원 의혹 관련 집중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은 면세점 추가 허가 관련해 청탁여부가 관심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외 7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가 돌려받은 것으로 드러나 수사 유출 의혹도 연관돼 있다.
정몽구 회장도 현대차그룹이 차은택씨의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계열사 대신 광고를 몰아준 의혹 등의 추궁이 예상된다. 조양호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퇴진 압력을 받았는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진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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