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업체 현대리바트가 전도(엎어져 넘어지는 것) 현상으로 정부의 리콜 권고를 받은 서랍장 2종에 대해 잘못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짓 설명까지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포커스뉴스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해당 가구에 대해 벽을 뚫어 가구를 고정하는 잘못된 리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일부 소비자를 상대로는 "리콜 대상이 아니다"라고 거짓말을 하고, 수리 조치에 대해서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무료서비스 제공"이라는 거짓 설명을 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지난해 10월27일 현대리바트가 생산·판매하는 '그린티 5단 서랍장'(모델명 DR12S44)과 '네이처 4단 서랍장'(모델명 BER132235)에 대해 리콜 권고 조치했다. 이는 이들 가구제품이 전도되며 소비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3살 어린 아이가 그린티 5단 서랍장에 깔려 얼굴을 크게 다쳤고, 한 40대 여성도 네이처 4단 서랍장에 팔과 허벅지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모두 전도현상에 의한 것이었다.
사고 후인 지난해 8~9월 국표원이 가구 안전성 검사에 많이 이용되는 ASDM 미국건설표준을 적용해 이들 가구제품을 실험한 결과 '전도방지 보조목의 치수 및 이력관리 소홀'이라는 결함을 발견, 리콜 권고 조치했다.
국표원의 리콜 조치는 판매 중단을 포함해 기판매된 제품에 대한 수리(업체 직접 조치) 또는 교환·환불이다. 현재 현대리바트는 해당 제품에 대한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고, 이미 구입한 4천307명에 대해 리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회사가 후속 조치로 제공하는 서비스 중 수리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가구가 전도되지 않도록 제품 자체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고, 서랍장 윗칸 뒷부분을 뚫어 나사못을 이용해 벽에 고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가구 때문에 멀쩡한 벽에 구멍을 뚫는 셈이다.
국표원 역시 이를 정상적인 리콜로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또 리콜 권고 조치가 전해진 이후 현대리바트가 국표원에 제출한 '제품 수거 등의 계획서'에는 이들 가구제품을 벽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수리한다는 내용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품안전정보센터, 포커스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