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전 총장이 귀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반 전 총장의 조카와 동생이 뇌물공여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0일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조카인 반주현씨와 반씨 아버지이자 반 전 총장 동생인 반기상씨가 베트남에서 8억달러(약 9600억원) 상당의 건물을 판매하면서 중동 관료들에게 뇌물을 주려 한 혐의로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기소됐다.
이들은 중동의 국부펀드를 관리하는 관료에게 50만달러(약 6억원)의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관리의 '대리인'을 자처한 말콤 해리스라는 인물이 이 돈을 받아갔으나, 이 관리에게 전달하지 않고 본인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주현씨는 뉴욕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반기상씨는 경남기업에서 고문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
이들이 베트남에서 판매하려던 건물은 경남기업 소유의 랜드마크72 빌딩이다. 기소 내용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2013년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주현씨에게 500만달러 커미션을 주고 베트남 복합건물 투자자 알선을 요청했다.
주현씨와 기상씨는 중동 관료에게 국부펀드로 이 건물을 구입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뇌물을 주기로 계획을 세웠다. 뇌물은 예술·패션 컨설턴트로서 이 관리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말콤 해리스를 통해 지급됐다.
반기상씨 부자는 2014년 4월, 선불로 50만 달러를 주고 매각 성사 여부에 따라 별도의 2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해리스와 합의했다고 공소장은 밝혔다.
그러나 해리스는 중동 관리와는 관계가 없는 인물로 드러났다. 건네진 50만 달러도 해리스 본인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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