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간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의 '미르의전설' 지적재산권(IP) 법적다툼이 새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액토즈소프트의 '할아버지 회사'인 중국 세기화통이 '모회사' 샨다게임즈에 대한 지분율을 기존 43%에서 91%로 크게 늘려, 액토즈소프트 회사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세기화통은 닝샤 캐시미어로부터 샨다게임즈 지분 전량(48%)을 인수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세기화통은 이번 지분 추가 취득에 따라 그간 그룹 내 숙원사원 중 하나로 꼽혀온 샨다게임즈의 중국 내 증시 재상장 추진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상장 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샨다게임즈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액토즈소프트-위메이드간의 '미르의전설' 법적분쟁 해결에 가장 먼저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저작권 소송이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 기업가치 저평가는 물론이고 기업공개(IPO) 심사에서부터 탈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샨다게임즈는 액토즈소프트의 모회사인 동시에 '미르의전설2' 중국 내 온라인 버전 독점권을 갖고 있는 퍼블리셔로, 오는 9월 이 게임의 계약 만료도 목전에 두고 있는 등 풀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미르의전설2'는 서비스 10여년이 지난 현재도 샨다게임즈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효자 게임이다. 만약 샨다가 온라인 독점권 재계약을 따내지 못할 경우 이 회사 실적 악화에 극심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대주주의 지분율 변화, 재상장 준비, '미르' 재계약 만료 등 굵직한 사안들이 맞물려 있어 냉각기를 가졌던 위메이드와의 급속한 화해무드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기화통에 이은 샨다게임즈 2대 주주인 중국 은태그룹이 지분율 9%에 34%의 의결권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은태와의 사전 교감에 따른 방향 전환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액토즈소프트 모회사의 지분 변화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지만 '미르' 관련 매출이 샨다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재상장 추진이 우리와의 소송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주주들 입장에서도 소송문제를 풀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화해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샨다가 지금이라도 '미르' IP에 대한 제대로 된 로열티를 지급한다고 하면 관계 회복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모회사의 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작년 7월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미르의전설' IP 저작권 행사를 둘러싸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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