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 시리즈를 둘러 싸고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소프트가 본안소송에 앞서 진행한 중국과 한국 가처분 소송에서 각각 1승1패씩 나눠 가졌다.
   
액토즈소프트가 지난달 말 중국법원이 결정한 '미르의 전설' IP 가처분 소송에서 먼저 웃은 데 이어 이번에는 위메이드가 한국법원으로부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다만 양사 모두 한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국내에서의 사업을 영위하는 데에 있어서는 해외보다는 국내법이 우선시 되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정작 '미르의 전설' IP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역은 중국이라는 점에서 양국 모두의 판결이 예의주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 韓·中법원, 각기 다른 결정 내놔
 
7일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6일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를 상대로 낸 '미르의 전설' 지적재산권(IP) 공동저작원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권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액토즈소프트가 7월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미르의 전설' 저작물사용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다.
 
당시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 전설' IP 공동저작권자인 위메이드가 자사 동의 없이 해당 IP 이용을 승인하는 것은 물론 계약체결을 완료한 뒤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해당 가처분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공동저작자가 다른 공동저작자와의 합의 없이 공동 저작물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공동저작자들간 공동저작물 행사방법을 위반한 행위에 그칠 뿐"이라며 "공동 저작물에 관한 저작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저작권법 123조의 저작재산권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권에 기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또 법원은 기존 온라인게임 외 기타 플랫폼에 대한 수익분배비율 조정에 대해서도 판시를 통해 언급했다.
 
재판부는 "기존 화해조서의 수익분배비율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고, 이제까지 양사 간 계속해서 수익 배분해 왔으므로 이를 부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하지 않는 행위는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에서 정한 '각 저작재산권자는 신의에 반해 합의의 성립을 방해하거나 동의를 방해할 수 없다'는 규정에 반한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 본안소송 앞두고 팽팽한 기싸움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가 공동으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미르의전설2'는 2000년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동시 접속자 수 70만명, 누적 회원수 2억명을 기록하는 등 중국에서 게임한류를 일으킨 대표 타이틀로 꼽힌다.
  
현지 서비스사인 샨다게임즈도 이 게임의 흥행을 바탕으로 연매출 수조원을 기록하는 중국 5위 게임사로 성장했으며, 현재도 샨다게임즈 총매출의 절반 가량이 '미르' IP에서 나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액토즈소프트가 지난 7월 '공동저작권자인 위메이드가 자사 동의 없이 제3자에 '미르의 전설' IP 이용을 계약체결해 자사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가처분을 제기하면서 두 회사간 법정다툼이 시작되게 됐다.
 
위메이드는 2004년 4월 이미 서울중앙지법에서의 재판상 화해를 통해 서로 기존 퍼블리싱 계약 관계를 그대로 인정하고, 향후 각자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합의를 마쳤는데 십여년이 지난 후 유사한 내용의 소송을 재차 제기하는 배경에 의문을 품어 왔다.
   
이와 관련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이번 가처분 기각 결정은 '미르의 전설' IP에 대한 권리와 자사의 사업 정당성을 인정 받은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며 "이번 판결로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도 더 이상 양사의 이익을 위한 위메이드의 사업 전개를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샨다게임즈의 불법행위를 바로잡는 데에 함께 대응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기각 결정은 유감이다"라면서 "가처분 신청에 대한 항고보다는 본안 소송에서 우리의 입장을 확인받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르의 전설' IP를 둘러싼 법정다툼의 전초적 성격인 한-중 양국의 가처분 소송 결과가 양측 모두에 1승씩을 안긴 만큼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의 본안소송의 귀추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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