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 대학 강연에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8일 강단에 올라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이 있다"며 "정 할 일이 없으면 자원봉사자로 세계를 다녀보는 게 어떠냐"에 이어 "3포 세대, 5포 세대라는 말이 있는데 이게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저도 좋은 호텔에서 지내다가 요즘은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는 온돌방에서 잠을 자는 체험을 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고용진 더민주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반 전 총장의 이같은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지었다. 그러면서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청년들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배부른 소리라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고 대변인은 "최악의 청년실업난에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허덕이는 청년들의 상처 난 가슴에 소금을 뿌리는 반 전 총장의 발언에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며 "'나라가 텅텅 빌 정도로 중동에 가서 노력해보라'며 남의 나라 이야기하듯 했던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과 닮았다"고 꼬집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얘기는 희망이 있고 미래가 보일 때다"며 "그럴 때라면 고생을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은 아무리 죽어라 고생해도 안 되는 사회구조에 대해 당연히 고민을 해야 하는데 너무 섣부르고 현실 인식이 안 되는 상처를 주는 발언이다"고 말했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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