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배자' 원 모 회장, 유증 통해 251억원 투자
에이프로젠H&G, 주가 직격탄…하루새 13.22% 빠져
올 1월 출항한 에이프로젠H&G(구 로코조이) 김재섭號가 첫 발부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M&A계 큰손'으로 불려온 W홀딩컴퍼니 원 모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으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진행한 에이프로젠H&G 유상증자에도 원 회장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사법당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최근 원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신병 확보에 나섰다.
원 회장은 사채업자 등과 공모해 상장사 다수의 주가를 조작하고 이를 통해 거액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수사 과정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현재 도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원 회장의 자금을 수혈받은 기업들이다.
실제 이들 기업 중 한 곳으로 밝혀진 에이프로젠H&G는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주가하락 직격탄을 맞았다. 3일 이 회사는 전거래일 대비 13.22% 빠진 4천53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에이프로젠H&G는 지난 달 말부터 김재섭 대표 등 최대주주 변경, 신임 경영진 선임 등 새판짜기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최근 본격적인 사업전개를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투자금 중 일부에 '검은돈'이 유입된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 이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에이프로젠H&G에 따르면 원 회장이 대표로 있는 오션인더블루 등이 운영하는 투자조합(더블유투자금융주식형투자조합제9호 등)은 올 1월 이 회사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3.23%의 지분을 취득했다. 단순 투자목적으로 유증에 참여했으며, 약 251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프로젠H&G 고위 관계자는 "더블유 관련 투자사의 유상증자 금액은 이미 입금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1년의 보호예수 기간이 걸려 있는 만큼 이번 (원 회장의 검찰조사)사건과 관련한 회사차원의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프로젠H&G은 작년 말 중국 게임사 로코조이에서 ABA바이오로직스(에이프로젠 자회사)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지난달 사명변경과 함께 에이프로젠 김재섭 대표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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