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김과장, 부정부패 한국에 던진 '화두 셋'

입력 : 2017-02-22 23: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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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김과장 남궁민 등.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 제작사 로고스필름 제공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평범한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가 아니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답답한 현실을 사는 시청자에게 화두를 셋이나 던지고 있다.

수목드라마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저력을 보이는 중인 KBS2 ‘김과장’은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대사’와 풍자와 해학이 어우러진 통쾌한 스토리 전개, 코믹하고 짜릿한 묘미를 주는 연출 그리고 ‘김과장 군단’의 연기력이 시너지를 이루며 공감을 사고 있다.

특히 ‘김과장’은 회사의 회계 부정을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만으로 TQ그룹에 경리과장으로 입사한 김성룡(남궁민)과 TQ그룹 직원들의 각양각색 에피소드들을 통해 부조리와 불합리, 불평등이 난무하는 현 사회에 대해 화두를 던져 깊은 공감과 성찰을 하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팍팍한 현실과 아이러니한 세상에 일침을 가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소망과 인간적 삶에 대한 의지를 조명하고 있는 이 드라마만의 통쾌한 화두 3가지를 정리해본다.

# 부조리
‘김과장’에서 TQ그룹 회장 박현도(박영규)는 창업주인 장인의 사후 경영일선에서 아내 장유선(이일화)을 물러나게 하고 본격적으로 회계 조작에 들어갔다. 그 결과 전 경리과장이 자살을 시도했을 만큼 조직적이면서도 대대적으로 부정 회계가 행해졌다.

심지어 박현도는 최고의 회계범죄 수사 검사였던 서율(이준호)까지 스카우트해 은밀하게 회사 자본을 빼돌리려고 했고 서율은 뒤탈 없는 회계 부정을 이뤄내기 위해 군산에서 조폭 자금을 관리하면서도, 검찰과 국세청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던 성룡을 경리과장으로 뽑았다.

더욱이 서율이 시킨 분식 회계 작업을 살펴보던 성룡이 “이건 팔만대장경을 만드는 것과 똑같다”고 반발하자 “십만대장경이라도 만들어내”라고 명령할 만큼 엄청난 규모의 분식 회계가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했던 ‘검은 돈’ 실체를 드러냈다.

또 TQ그룹이 중국 ‘서안장룡’의 780억 투자를 받기 위해 회계 실사를 조작하고 TQ택배를 구조 조정하라는 요구에도 응하는 등 기업만이 살아남고자 하는 씁쓸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공감을 얻었다.

# 불합리
이 드라마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자행하는 부정부패와 함께 TQ택배 노조 시위를 통해 불합리하고 팍팍한 노동현실에서 고통 받는 안타까운 직원들의 사례를 전했다.

택배회사 직원들은 하루에 14시간이 넘는 시간 일을 해도 남는 게 없는데 회사는 경영상 잘못이 없다며 택배직원들의 수수료 때문에 적자 난다는 변명을 늘어놨고 이에 노조가 시위했던 것. 고통 받는 직원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열악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떠넘기는 불합리한 기업문화를 낱낱이 드러내 보는 이들을 격분케 했다.

또한 회사는 노조 시위현장에 완전무장한 용역들을 투입하는가 하면, 노조위원장에게 3억 원을 몰래 지급,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치졸한 행보를 보였다. 급기야 구조 조정요구에 택배 직원들을 부당해고 시키려는 시도를 그려내 공분을 샀다.

# 불평등
‘김과장’은 뉴스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재벌 회장 아들 갑질과 직원들을 일개 무료 아이템 정도로 여기는 불평등한 현실도 담아냈다. TQ그룹 회장 아들 박명석(동하)은 개인적으로 쓴 비용까지 처리해달라며 경리부에 찾아와 고성을 지르는 안하무인 작태를 보이는가 하면, 그룹 전속모델까지 자신과 관계 있는 연예인을 꽂아넣는 등 가진 자들의 경계선 없는 갑질 진상 만행을 보여줬다.

이뿐이 아니다. 실제 회사에서 행해졌던, 직원들이 수치심과 치욕감으로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게 만드는, 화장실 앞 1인용 책상인 이른바 악명 높은 ‘제 2대기실’ 사건도 담았다.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한, 22년차 부장을 자살 시도까지 하게 만든, 직원을 부속품처럼 갈아 끼우면 된다고 여기는 잘못된 관행을 현실감 있게 그려 암담한 현실을 깨우치게 했다.

홍정원 기자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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