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소프트 구오 하이빈 신임 대표]
"애초에 '미르의전설'은 액토즈소프트에서 만들어진 게임이고, 이 게임을 만들었던 박관호 개발팀장(현 위메이드 의장)도 당시 액토즈소프트 소속 직원이었다."
"중국 내 '미르' IP 불법 사설서버를 합법화한다는 위메이드의 계획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곧 '도둑'을 돕겠다는 것과 같은 꼴이다."
구오 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38세, 국적 중국)가 취임 3개월 만에 국내 미디어와 첫 대면을 갖고 앞으로의 사업방향 등 현재 구상중인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이 회사 대표 게임인 '미르의 전설' IP사업화에 있어 중국 모회사인 샨다게임즈와 분리된 독립적인 의사결정 추진과 함께 공동 저작권자(위메이드)와 균등한 로열티 분배 등을 임기 내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미르의전설'은 이 회사 연매출의 35~40%를 차지하는 절대적 수익원이다.
구오 대표는 23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에서 "샨다가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지만 액토즈가 한국에 있는 이상 앞으로 독립적인 활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샨다가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뒤 액토즈를 이끌어 온 전임 대표들은 한국에 상주하지 않는 비상근직이 대부분이었다"면서 "한국에 상주하면서 액토즈소프트를 포함해 아이덴티티게임즈-모바일 등 자회사들의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중순부터 진행중인 위메이드와의 법정분쟁, 그리고 양사간의 시각차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구오 대표는 "액토즈와 위메이드는 '미르' IP 공동저작권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로열티의 70~80%는 위메이드가, 그리고 나머지를 우리가 받는 구조"라면서 "이를 반반씩 나누는 쪽으로 조정하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고, 또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게임 개발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IP 리소스를 활용, '겉모습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 트렌드인 만큼 현실성이 반영된 로열티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게 구오 대표의 입장이다.
또한 그는 "위메이드의 박관호 의장도 사실 우리 회사에 있을 당시 이 게임을 만들었었고, 2005년 이후 '미르'에 대한 개발 업데이트도 IP홀더가 아닌 샨다가 했다"면서 액토즈소프트가 '미르의전설' IP 탄생에 적잖은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최근 위메이드가 중국 내 난립하고 있는 '미르' 불법 사설서버에 대한 양성화를 통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전했다.
구오 대표는 "불법 사설서버 업체와 정식계약을 맺고 양성화하겠다는 것은 마치 우리의 것을 빼았었던 도둑놈들을 돕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힐난했다.
그는 또 "이미 법원에서 한쪽 공동저작권자의 입장만을 반영한 IP 계약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낸 만큼 법률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는 9월로 닥친 샨다의 중국 내 '미르의 전설' 온라인게임 서비스 계약 종료 및 이에 따른 재계약 이슈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위메이드는 이미 로열티 미지급, 불법 수권 행사 등을 이유로, 이러한 문제들이 풀리지 않는 이상 샨다와의 계약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구오 대표는 "샨다는 중국에서 '미르의전설'을 십여년 간 서비스해왔고, 중국에서 샨다만큼 이 게임을 잘 이해하고 있는 업체도 없다"며 "샨다에서 서비스중인 '미르'를 통해 연평균 500억원의 로열티가 나오고 있는데 당장 이를 메울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 협상을 통해 잘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액토즈소프트는 올해 사업방향을 'IP 다각화-e스포츠 플랫폼 론칭-투자 확대' 등 3가지로 잡고 앞으로 이를 구체화해 나가는 방안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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