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주인공에서 파렴치한 성범죄자로 몰락한 남자가 소개됐다.
12일 방송된 '서프라이즈'에서는 4개월 만에 구출된 남자가 사실 성추행범이었다는 반전 이야기가 그려졌다.
2013년 5월 아르헨티나 산림청 관계자들은 5월에도 안데스 산맥에 폭설이 멈추지 않자 순찰에 나섰다. 그러다 그들은 깊숙한 곳에 버려진 대피소에서 라울 페르난데스를 발견하게 됐다.
4개월 만에 발견된 라울은 40kg까지 체중이 빠져있었다. 그는 오토바이 동호회에 참가했다가 조난 당했고, 우루과이 정부는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수색을 중단했다. 심지어 가족들은 그의 장례식까지 지냈다.
라울에 따르면 그는 오토바이가 고장나 무리에서 뒤쳐졌고, 뒤늦게 일행을 따라가려 했지만 길을 잃고 말았다. 휴대폰까지 방전돼 산에 완전히 고립되고 말았다.
너무 추웠던 그는 1천m를 걸어올라간 끝에 대피소를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약간의 건포도와 설탕을 발견한 그는 최소한만 먹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이후 그는 쥐 등을 잡아먹으며 악착같이 4개월을 버텨왔다.
특히 라울은 산이라고는 전혀 타본 적이 없었고 5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의 남자였다. 그를 치료한 의사 역시 "그의 생존은 기적"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4개월 후 칠레 경찰이 아르헨티나에 라울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게 된다. 사실 그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성추행범으로 체포당한 상태였다.
라울은 경찰서에서 탈출했고, 고국 우루과이로 가려했다. 하지만 칠레 정부는 그에게 출국 금지 조치를 시켰고, 이에 라울은 오토바이로 안데스 산맥을 넘어가려 했다. 때문에 그는 오토바이 동호회에 참가했다는 거짓말을 했던 것.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자국 내 범죄가 아니었으며, 범죄 인도 요청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며 라울을 석방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라울은 여전히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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