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 크루즈선을 타고 제주도를 찾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3천여명 전원이 하선을 거부한 일이 발생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전날 제주에 온 국제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제주항에 기항했으나 관광객 3천400여 명이 배에서 내리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들 관광객을 기다리던 전세버스 80여대의 운전기사와 관광안내사 수십명은 허탕을 치고 말았다. 면세점 등 유통업체들도 유커들의 하선 거부 소식에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크루즈가 기항하는 순간까지도 아무런 통보가 없다가 배를 댄 뒤에서야 승객 하선을 취소한다고 현지 여행사가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이 크루즈선에 탑승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국 모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출발해 제주도에 도착한 이 배는 기항 4시간 만인 오후 5시께 다음 기항지인 중국 톈진으로 출항했다.
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THADD)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추정된다.
국제 크루즈가 제주에 기항해온 지난 20년간 승객들의 하선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유럽 최고의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크루즈가 코스타 세레나호와 코스타 아틀란티카(8만5천t급)호의 제주 기항을 오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취소한 상태다.
지난해 기준 1척 1회 기항시 평균 2천300명의 유커들이 왔음을 감안하면 이번 운항 취소로 약 12만 명이 제주도에 오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12일 제주항에 입항한 코스타 아틀란티카호는 승객 2천300여명이 정상적으로 하선, 제주 관광을 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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