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발광 오피스', 100만 취준생 위한 '사이다' 장전했다(종합)

입력 : 2017-03-13 15: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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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발광 오피스는 취업준비생과 신입사원 등을 위한 시원한 '사이다'를 준비하고 있다. MBC 제공

100만 청년실업자를 위해 시원한 '사이다 돌직구'를 장전한 드라마가 찾아온다.
 
MBC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제작발표회가 서울 상암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고아성, 하석진, 이동휘, 이호원, 김동욱, 정지인PD가 참석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취업준비에 지친 '슈퍼을' 은호원(고아성)이 자신이 시한부 삶이라는 것에 충격 받고 180도 변신하는 오피스 입문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일반적으로 약자로 인식되는 '취준생'과 '계약직'이 오히려 유쾌한 갑질을 하는 모습을 표현할 예정으로 '사이다'를 예고했다.
 
하지만 직장을 그린다는 것에 대해 큰 인기를 끌었던 '미생'과 비교하는 시선이 예상된다. 연출을 맡은 정지인 PD는 "'미생'은 너무 현실적이라 개인적으로는 답답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건 힘든 직장생활이라도 따뜻하고 편한 모습이었다. 정 PD는 "사실 갑을관계와 함께 가긴 어렵다. 그래서 캐스팅 할때 사랑스러움을 많이 봤고, 여기포인트고 귀엽게 주려 했다"며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가 따뜻하게 그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극 중 고아성이 연기할 은호원은 집세, 학비, 취업 걱정에 짓눌려온 칠포 세대의 상징이자 맨몸으로 바닥을 기어야하는 대한민국 표준 흙수저다. 100번의 취업 실패를 겪은 인물로 100만의 청년실업자를 투영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101번째 면접에 성공, 하우라인에 계약직으로 바라던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철저한 '을'의 입장으로 계약처에서도 갖가지 수모를 당하는 직장인이다.
 
사실 고아성은 2015년 영화 '오피스'에서도 비슷한 역할로 인상깊은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그는 이번 작품 출연을 고사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대본을 받아보자 장르가 완전히 달라 출연을 결심했다.
 
'오피스'는 스릴러로서 고아성은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그는 "'자체발광 오피스'에서는 사람을 죽이지는 않아요"라고 농담을 건넨 후 "'오피스'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여기서 저는 쌓인 걸 분출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해 청량감을 예고하기도 했다.

MBC 제공
 
지난해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까칠한 학원강사이자 '고쓰'(고퀄리티 쓰레기)라는 별명의 진정석을 연기한 하석진은 이번에도 독설로 무장한 하우라인 마케팅 팀장 서우진으로 분한다.
 
둘 다 상대방의 심장을 후벼파는 혀를 가진 것이 똑같다는 질문에 그는 "초반은 그렇게 보일 것"이라면서 "다만 후반부는 타고난 갑에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으로 좌절하는 점이 차별화"라며 '고쓰'와의 다른점을 짚었다.
 
정 PD는 '자체발광 오피스'를 '로맨스발칙오피스코미디물'이라는 장황한 설명을 곁들였다. 하지만 현재 KBS2의 수목극 '김과장'이 코믹한 직장 드라마로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이다. 같은 수목드라마로서 맞대결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하석진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사실 딱 2주만 겹치고 '김과장'은 끝난다"면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우리 드라마로 흡수될 수도 있다. 우리는 초반 1,2회를 잘 만들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아성과 호흡을 맞출 계약직으로는 이동휘와 이호원이 등장하다. 이동휘는 순정남이지만 구제불능 최저 스펙의 소유자 도기택을, 이호원은 강남8학군 출신의 대한민국 주입식 교육의 전형적인 실패작 장강호를 연기한다.  고아성까지 세 사람은 자살시도 실패 후 '은장도'로써 직장생활의 답답한 '갑들'에게 돌직구를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두 사람은 연도는 다르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tvN 10주년 시상식에서 이동휘를 처음 만났다는 이호원은 "회식때 술에 취해서 번호를 교환했는데, 연락 한 번 못했다가 이제 처음 만났다"고 반가워했다.
 
하지만 이동휘는 "이 분이 아직 취하신 것 같다. 우리는 연락처를 교환한 적 없다"고 말해 폭소를 안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동욱은 자살을 시도했던 '은장도' 죽음에서 구해 준 응급의학과 의사 서현으로 분한다. 아직도 '커피프린스'를 떠올리는 이름이지만 그는 "이번 드라마로 10년 간 따라다니는 '커피프린스'를 벗고 싶다"는각오를 드러냈다.
 
제작발표회 동안 출연진과 정PD는 따뜻하게 그려낼 직장, 청량감을 선사할 '슈퍼을'들의 활약을 예고했다. 과연 '자체발광 오피스'가 수많은 청년실업자들과 지금도 직장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사원들에게 시원함을 안길지 기대를 모은다. '미씽나인' 후속으로 15일 오후 10시부터 매주 수, 목요일에 방송된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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