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지방시(Givenchy)룩? 부산 기장 지방룩!'
 
'보안관'의 모델 출신 배우 배정남이 모델답지 않게 패션테러리스트가 됐다. 
 
영화 '보안관' 측이 극중 헐랭이 마스코트인 배정남의 부산 기장 로컬룩들을 공개했다. 이 영화는 기장을 무대로,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이성민)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조진웅)를 홀로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통해 영상으로 깜짝 출연해 주목 받았던 배정남은 모델 출신 배우로, 2009년 드라마 '드림'으로 데뷔해 영화 '베를린' '마스터' 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개성 있는 이미지를 선보였다. 그런 그가 새 영화 '보안관'에서는 모델 포스를 벗어던지고 헐랭이 마스코트인 춘모로 파격 변신을 감행해 웃음을 선사한다.
 
그가 맡은 춘모는 에어컨 설비 기사이자 ‘대호파’ 막내다. 막내로 형님들을 극진히 모시는 것은 물론 덕만 못지않은 기장 멤버들을 향한 강한 의리를 가졌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내려온 사업가 종진이 등장하고 그가 청국장 공장에 에어컨 100대를 납품하라고 말하는 순간, 종진으로 노선을 갈아타는 갈대 같은 마음의 소유자다.
 
외모와 남다른 패션 센스를 자랑하는 춘모는 늘 기름진 올백머리를 유지하고 몸매가 드러나는 쫄티와 굵은 금목걸이, 한껏 올린 배바지로 자신만의 패션을 선도한다. 강렬한 원색 스타일을 고수하며 목에 건 수건 하나도 패션(?)으로 승화시키고 기장 부둣가도 런웨이로 만들어버리는 춘모는 기장의 마스코트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춘모에게도 약점은 있는데 번지르르한 겉모습과 달리 입만 열면 모든 환상이 깨진다는 것. 그간의 강렬한 모델 포스가 철철 넘치는 캐릭터와는 달리 동네에 한명쯤 있을 법한, 로컬 토박이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배정남의 맹활약은 극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다.
 
그는 “보통 쫄티를 많이 입고 나오는데 너무 짧고 질기다 보니 피가 안 통할 때가 있었다. 괴롭기도 했지만 언제 이렇게 입어볼 기회도 없기 때문에 재미있었다”며 패션 테러리스트 춘모의 남다른 의상 에피소드를 밝혔다.
 
김형주 감독은 배정남 캐스팅에 대해 “춘모는 멀쩡하게 멋있어 보이지만 입만 열면 환상이 깨지는 그런 캐릭터로 생각했는데 여러 오디션을 봐도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배정남을 만나는 순간 춘모가 그대로 나온 것 같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군도: 민란의 시대' 조감독이었던 김형주 감독의 연출 데뷔작 '보안관'에는 배정남을 비롯해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이 출연하며 오는 5월 3일 개봉된다.

홍정원 기자 mama@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