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영화 '옥자' 제작 배경을 밝혔다.
봉 감독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옥자'의 공식 상영을 마친 다음날인 20일 오후(현지 시간) "불타는 프라이팬 위의 생선 같아 설레면서도 두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옥자'는 먼저 진행된 언론 시사 때 막이 덜 올라간 채로 영화가 상영돼 8분 만에 중단되는 소동을 겪었다. 봉 감독은 "오프닝을 두 번이나 봐주게 돼 행복하다"고 했지만 '새까맣게 타버린 생선'은 그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해준다.
영화의 주제는 미자와 돼지-하마를 섞은 것 같은 동물 '옥자' 사이의 우정이다. 봉 감독은 옥자 이미지에 대해 "가장 순하고 수줍고 남이 공격해도 당하기만 하는 동물의 인상을 만들고 싶었다"며 "돼지, 하마를 섞었지만 얼굴은 매너티라는 동물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다국적 기업 미란다 코퍼레이션은 옥자를 미래식량으로 쓸 생각으로 생포하려 한다. 그는 "인간이 오랜 기간 동물을 먹긴 했지만 자본주의 이전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데 반해, 지금은 동물이 애초부터 먹기 위해 키워진다"면서 "원초적인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인간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옥자라고 명명한 데 대해선 "같은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가장 촌스러운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면서 "그런 이름과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라는, 안 어울리는 조합을 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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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자 한 장면. 넥플릭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