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옥자' 상영 후 "새까맣게 타 버린 생선" 언급한 이유

입력 : 2017-05-22 06: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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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옥자 제작 배경을 밝혔다. NEW 제공

봉준호 감독이 영화 '옥자' 제작 배경을 밝혔다.
 
봉 감독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옥자'의 공식 상영을 마친 다음날인 20일 오후(현지 시간) "불타는 프라이팬 위의 생선 같아 설레면서도 두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옥자'는 먼저 진행된 언론 시사 때 막이 덜 올라간 채로 영화가 상영돼 8분 만에 중단되는 소동을 겪었다. 봉 감독은 "오프닝을 두 번이나 봐주게 돼 행복하다"고 했지만 '새까맣게 타버린 생선'은 그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해준다.
 
영화의 주제는 미자와 돼지-하마를 섞은 것 같은 동물 '옥자' 사이의 우정이다. 봉 감독은 옥자 이미지에 대해 "가장 순하고 수줍고 남이 공격해도 당하기만 하는 동물의 인상을 만들고 싶었다"며 "돼지, 하마를 섞었지만 얼굴은 매너티라는 동물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다국적 기업 미란다 코퍼레이션은 옥자를 미래식량으로 쓸 생각으로 생포하려 한다. 그는 "인간이 오랜 기간 동물을 먹긴 했지만 자본주의 이전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데 반해, 지금은 동물이 애초부터 먹기 위해 키워진다"면서 "원초적인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인간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옥자라고 명명한 데 대해선 "같은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가장 촌스러운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면서 "그런 이름과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라는, 안 어울리는 조합을 꾀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옥자 한 장면. 넥플릭스 제공

봉 감독은 작품 중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의 캐릭터에 대해선 "만화 '미래소년 코난'을 보면 코난이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액션을 보여주는데, 코난의 여자아이 버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공개된 뒤 외신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20일 발간된 영화 전문지 스크린인터내셔널에서는 각국의 11개 매체가 점수를 매긴 결과 평점 2.3점(4점 만점)을 받았다. 지금까지 공개된 경쟁작 4편 가운데 3위다. '옥자'의 수상 여부는 28일 저녁(현지 시간) 가려진다.
 
봉준호 감독의 첫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 분)와 동물 옥자의 이야기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자, 미자는 할아버지(변희봉 분)의 만류에도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오는 6월 29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 국가에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할 예정이다.

남유정 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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