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준상과 문성근이 최근 일련의 사회적 정치적 사태를 풍자해 눈길을 끌었다.
20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새 월화드라마 '조작' 제작발표회에서 유준상은 "정권이 바뀐 것을 실감한다"며 뼈있는, 출연 소감을 털어놨다.
'조작'은 한국판 타블로이지인 애국신문을 대표하는 문제적 기자 한무영(남궁민)과 상식을 믿는 소신 있는 진짜 기자 이석민(유준상), 끈질기고 정열적인 검사 권소라(엄지원)가 하나로 뭉쳐 변질된 언론에 통쾌한 일격을 가하는 이야기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작'은 사회적 사건에 대해 언론과 검찰이 입을 맞추고 덮으려고 하고, 이에 반해 소신있는 기자들이 진실을 대중 앞에 꺼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조작'은 바뀐 정권에서 방송되긴 하지만 사실 기획은 지난 정권부터 되어있었다. 유준상은 "정권이 안 바뀌었더라도 반드시 나왔어야 할 작품"이라며 "아직도 사회에서 밝혀져야할, 부족한 부분들이 드라마를 통해 조금이나마 열리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연속적으로 터지고 있는 지난 정권의 '조작 사건'을 에둘러 짚어내기도 했다. 유준상은 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마침 이런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우리 드라마를 자동으로 홍보해주고 있다"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문성근도 주목을 받았다. 이날 8년 만에 SBS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그는 '블랙리스트'로 거론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바로 안방극장으로 복귀해 취재진의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이날 그는 먼저 "그 동안 (연기를)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것"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다른 이유 때문에 행복을 느끼는 일을 못하게 하는 건 폭력사태"라고 말한 뒤 "우리 정치 세력 너무 저렴했다"고 강조했다.
극중 문성근은 대표적 보수언론 대한일보의 편집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진실을 덮으려하는 실질적인 권력자 구태원 상무로 분한다. 이런 역할 아이러니에 대해 그는 "제가 적폐세력"이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역할은 또 악역이지만 그는 "현장에 가는게 행복하고 즐겁다"면서도 "지금 (사회적)여건이 나쁜데 나만 행복을 느껴도 되는지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조작'은 '엽기적인 그녀' 후속으로 오는 24일 첫 방송된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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