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전후도 대상포진 발병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은 20~30대 환자 수는 총 12만7천317명으로, 전체 대상포진 환자 중 18.4%를 차지했다.
대상포진은 소아기에 수두를 앓았던 사람의 몸 안에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경절에 잠복 상태로 있다가 성인이 된 후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뇌, 척추 신경 등 우리 몸 곳곳에 있는 신경을 따라 증식해 해당 부위에 발진 및 수포화 형태로 나타나며, 극심한 통증까지 유발한다.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가장 큰 원인은 '면역력 저하'다. 우리 몸에는 면역학적 기능을 담당하는 'T-세포(T-Cell)'가 있는데, T-세포는 노화, 만성질환, 항암치료 등을 받는 경우 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입시, 취업, 야근 등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젊은 층도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잦은 야근과 과음 등은 면역력을 급격히 저하시켜 대상포진이 발병시킬 수 있다.
대상포진 초기에는 몸의 국소적인 통증이나 몸살 증세가 나타난다. 사나흘 뒤 신경절이 지나는 띠 모양으로 피부 발진이나 수포가 생긴다. 젊은 층의 경우 수포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반면, 통증의 정도가 약해 발병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수포화되기 전 나타나는 증상들을 근골격계 통증으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부평힘찬병원 대상포진 클리닉 이성중 원장(마취통증학과 전문의)은 "젊은 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T-세포 면역 기능이 좋은 편이다. 대상포진의 통증이 비교적 약하다"며 "때문에 바이러스 침투 자각이 늦어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초기 치료를 놓치면 합병증의 위험도 커진다. 특히 뇌 신경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증식하면 합병증 가능성이 크다. 안면 신경, 삼차신경 등에 발생 시 각막 손상 혹은 청각 손상, 안면 마비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젊은 층 대상포진 환자는 비교적 통증도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그러나 피부에 물집이 잡히고 입원 치료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때문에 발생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젊은 층 환자가 더욱 심할 수 있다. 또 직장 및 일상생활 등이 힘들어져 경제적 손실을 보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주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50대부터 60대 사이에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2030 젊은 층은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우선 과음과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사 등에 습관을 들이고, 걷거나 뛰는 등 면역력을 높여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박홍규 기자 4067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