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상반기는 유례없는 시사 다큐멘터리 열풍이 일었다. 또 이런 열기는 올 가을 만추까지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올 상반기에는 최단기간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노무현입니다'(5월)를 시작으로, MB정부의 언론장악을 다루며 25만 관객을 불러드린 '공범자들'과 돌연히 떠난 가객 김광석의 죽음에 대한 이상호 기자의 추적을 그린 '김광석'이 올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어 김어준 제작, 주진우 주연의 MB 비자금 추적 스릴러로 12만 관객을 돌파한 '저수지 게임'(9월) 등 사회, 정치적 이슈를 담은 다큐멘터리들이 주목을 받았다. 또 독특한 소재의 다큐멘터리 기대작이 올 가을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은 '480만 관객 동원' 역대 다큐 1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의 신작 '올드마린보이'다. 특히 이 작품은 메인 예고편 공개 이후 '월드 클래스 수중 촬영'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낸 상태다.
이 영화의 수중 촬영은 아마존, 아프리카, 태평양, 인도양 등 야생, 오지 탐험 전문 다큐멘터리스트로 유명한 이정준 감독이 맡았다. 그러나 전 세계를 누벼온 그에게도 대한민국 동해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의 겨울바다는 혹독했다. 거친 자연 환경으로 인해 물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고, 일주일 이상 대기만 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겨울철 산란을 위해 얕은 바다로 올라오는 대왕 문어를 포착하기 위해 겨울바다의 극심한 추위를 견뎌야 했다. 새벽 5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하루 8시간씩 '머구리' 배에 올랐던 진모영 감독은 "고된 현장 상황으로,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의 촬영을 선택한 것이 후회되기도 했다"며 동해 바다의 거친 자연을 이겨낸 스태프들의 노고에 우회적으로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