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속 한 장면. 늦잠 잔 아들이 아침에 헐레벌떡 출근하자 엄마는 냉장고에서 건강음료을 하나 꺼내 건넨다. 음료를 들이킨 아들은 출근 후 대리로 변신해 새로 개발한 건강상품 판매 촉진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PPL(Product Placement)이란 영화나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에 특정 기업의 제품이나 브랜드를 노출시켜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레 홍보하는 것으로 간접광고로도 불린다. 전통적인 상업광고에 비해 소비자들의 저항감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드라마 속 장면은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어 공감을 일으킨다. 이때 노출되는 제품들과 브랜드는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레 이미지를 인식시킬 수 있어 인기 있는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PPL 사례는 분야를 막론하고 뜨겁지만 건강식품 업계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건강식품의 주 타깃층은 중ㆍ장년층의 시청률이 높은 아침드라마, 일일드라마, 주말 드라마로 이들 PPL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3월 MBC 아침드라마 '언제나 봄날'에서는 홍삼 브랜드 '참다한 홍삼'이 주인공들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자 다니는 회사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인물들은 직접 브랜드의 사업계획서를 선보이는 등 드라마 스토리와 물 흐르듯 연계돼 이목을 끌었다.
드라마를 제작 지원한 '참다한 홍삼'의 관계자는 "자사의 강점인 '전체식 제조법'을 에피소드로 녹여냈다"며 "타깃층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리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방송됐던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의 주인공은 종합비타민 브랜드 '솔가'의 제품을 직접 섭취하거나 광고 모델로 활약하는 모습으로 PPL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지원 후 멀티비타민&미네랄 제품이 출시 한 달 만에 초기 물량 완판을 기록했다.
한방약 제조업체 '한국신약'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일일드라마 '이름없는 여자' 제작지원을 했다. 극 중 한국신약 매장이 꾸준히 노출됐으며, 등장인물이 회사의 제품들을 선물하거나 섭취하는 등 다방면으로 간접광고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신제품 '공로단 액티브액'의 광고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는 평이다. 회사는 "해당 드라마의 주 시청자였던 주부들 사이에서 신제품 및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38%는 PPL에 대해 '제품ㆍ브랜드에 대해 알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의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간접광고가 이뤄진다면 소비자와 기업, 방송사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좋은 마케팅 전략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상혁 기자 sunny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