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운명이 22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신 회장을 비롯해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 씨 등 롯데 총수일가의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또한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 소진세 롯데지주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채정병 전 롯데카드 사장,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등 롯데 전현직 전문경영인 등에 대한 배임 혐의 선고도 함께 진행된다.
재벌그룹 총수일가 5명과 전문경영인 4명이 한꺼번에 기소돼 같은 날 선고를 받게 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날 선고에서는 재판부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은 총수 일가에 총 508억 원의 ‘공짜 급여’를 주고 계열사 롯데피에스넷에 499억 원을 불법 지원하는 등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1000억 원을 구형했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될 경우 그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온 '뉴 롯데'가 각종 암초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지주사 전환 작업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시절 지배구조가 가장 불투명하고 복잡한 그룹으로 지적을 받아 왔으며 이에 신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나섰다.
이후 식품과 유통 부문의 42개 계열사를 한데 묶은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롯데의 지주사 체제가 완성되려면 관광·화학 계열사를 추가로 편입하고 이들 계열사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해야 한다.
그러나 신 회장이 경영비리로 실형 선고를 받게 되면 호텔롯데 상장 심사 통과가 어려워 진다.
10조 원 이상 투자한 해외사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는 실적부진을 거듭하던 중국 대신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러시아 등에 대대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롯데는 계속된 검찰 수사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표적이 돼 막대한 피해를 본 상황이라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김정덕 기자 orikimj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