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2명의 사망자를 낸 뮤지컬 연출가 황민(45)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4일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 출석했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는 황민은 이날 법원 앞 취재진에게 "제가 다 잘못한 거다. 제가 음주운전 한 거다. 아까운 생명 잃게 돼서 유가족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아내(박해미)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사고 이후 집으로 오지 못하게 했다"면서 "아내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변호사를 통해 박해미 씨의 입장을 들었다. 법의 심판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황민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캐나다 국적으로 도주의 우려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있다고 판단해서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황민은 지난 8월 27일 밤 11시 15분께 경기도 구리시 강변북로 남양주 토평 나들목 인근에서 만취 운전 중 갓길에 정차 중이던 25톤 트럭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동승했던 뮤지컬 단원 인턴 A씨, 연출가 겸 배우 B 씨가 사망했다. 황민을 포함한 3명도 부상을 입었다.
남편의 사고로 활동을 중단했던 박해미는 예정됐던 뮤지컬 '오! 캐롤' 무대에 오르며 복귀했다. 그녀는 "괴롭고 힘들지만 뮤지컬 제작사와 투자사, 동료 배우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지켜볼 수 없고 관객과의 약속도 어길 수 없다"면서 "뮤지컬 출연료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혁 기자 sunny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