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자영업자 1인당 대출잔액 3억 8000만원…서울 이어 2위

입력 : 2024-10-23 10:52:50 수정 : 2024-10-23 1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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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자영업자 2년새 대출 증가율 7.5%, 전국 2위
부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2년새 3.1배 폭증
전국 자영업자 1인당 대출잔액 3억 4000만원
전국 중기 대출잔액 1074조원…연체율 2.4배↑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부산 지역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잔액이 3억 8000만 원으로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 사이 부산 지역 자영업자의 대출잔액 증가율 역시 7.5%로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 사진은 지난 8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한 상가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줄지어 붙어 있는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부산 지역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잔액이 3억 8000만 원으로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 사이 부산 지역 자영업자의 대출잔액 증가율 역시 7.5%로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 사진은 지난 8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한 상가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줄지어 붙어 있는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임광현 의원실 제공 임광현 의원실 제공

올해 2분기(4~6월) 기준으로 부산 지역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잔액이 3억 8000만 원으로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 사이 부산 지역 자영업자의 대출잔액 증가율 역시 7.5%로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 부산 지역 중소기업의 연체율도 제주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경기 침체와 맞물려 전국에서도 부산 지역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23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기준으로 전국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60조 1000억 원, 차주 수는 312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자영업 차주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3억 3912만 원이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 지역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227조 6000억 원으로, 자영업 차주 47만 4000명의 1인당 대출 잔액은 4억 8017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 8월 20일 부산 중구 광복로 거리의 상가 건물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8월 20일 부산 중구 광복로 거리의 상가 건물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지역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69조 1000억 원으로, 자영업 차주 18만 1000명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이 3억 8177만 원으로 서울 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대구(자영업자 대출잔액 55조 9000억 원, 자영업 차주 14만 8000명) 3억 7770만 원, 경기 3억 6887만 원, 인천 3억 3918만 원 순으로 자영업 차주 1인당 대출잔액이 컸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든 2022년 2분기 대출 규모와 비교하면 2년간 서울, 부산, 인천 순으로 1인당 대출액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2년 2분기에서 2024년 2분기까지 2년간 전국의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3억 2405만 원에서 1507만 원 늘어나 4.7%의 증가율을 보였다.

시·도별로 보면 같은 기간 서울 지역의 1인당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4억 4356만 원에서 3661만 원 늘어 8.3%의 증가율을 보였다. 부산 지역은 7.5%의 증가율로 1인당 대출잔액이 3억 8177만 원에서 2651만 원 늘어났다. 인천 지역은 3억 2024만 원에서 1894만 원 늘어나 5.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9월 30일 서울 명동 거리 한 가게 앞에 붙은 임대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 9월 30일 서울 명동 거리 한 가게 앞에 붙은 임대 안내문. 연합뉴스
임광현 의원실 제공 임광현 의원실 제공

또 임광현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예금은행 지역별 중소기업대출’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전국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073조 6160억 원으로 파악됐다. 2022년 말 당시 998조 4000억 원에서 2023년 1000조 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8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36조 원(증가율 3.5%) 증가한 규모다.

올해 8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잔액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 359조 6000억 원, 경기 239조 3000억 원으로 서울·경기가 전체의 과반인 55.8%를 차지했다. 이어 부산 83조 6000억 원, 대구 60조 5000억 원, 인천 58조 900억 원 순이었다.

종소기업 대출 증가세에 비해 연체율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전국의 예금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8%로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든 2022년의 연체율 0.32%에 비해 2.4배 높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을 시·도별로 보면 제주가 1.15%로 2년전의 0.19%에 비해 6.1배나 상승했다. 이어 부산이 0.54%로 2022년 연체율 0.29%에 비해 3.1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는 0.18%에서 0.54%로 3배, 서울은 0.43%에서 1.12%로 2.6배 악화됐다. 울산은 0.14%에서 0.37%로 2.6배, 대구는 0.47%에서 0.91%로 1.9배 각각 늘었다.


지난 9월 30일 서울 명동 거리. 연합뉴스 지난 9월 30일 서울 명동 거리. 연합뉴스

한편, 2023년 기준 통계청이 조사한 ‘신규 자영업자 사업자금 규모’ 통계에 따르면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신규 자영업자의 87%가 1억 원 미만의 사업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전국 평균 대출잔액과 단순 비교하면 90% 가까운 자영업자가 사업자금 대비 3.4배가 넘는 대출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사업 자금에 비해 높아지는 대출 부담에 더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6%로 4년 새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3년 폐업을 신고한 사업자 수는 98만 6000명에 달했다. 물가상승률은 2022년 5,1%, 2023년 3.6%로, 누적된 물가 부담까지 고려하면 현재 민생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은 자영업의 붕괴 조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지난 9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악화에 따라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전체 중소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조사됐다. 전체 기업의 연체율 증가 추세를 보면 한계기업의 연체율은 더욱 악화된 상황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임 의원은 “우리나라 취업자의 20%를 차지하는 자영업계의 위기 신호가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영세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을 높이는 지원책과 채무조정 확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등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재정정책을 강화하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수경기 침체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 경영환경 악화의 여파는 중소기업계에 가장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경제의 중추인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연체율 증가세가 기업경영 전반의 부실로 전이되지 않도록 기업금융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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