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 국민 임명식 행사의 초점은 대통령보다는 국민에게 맞춰졌다. 대통령 위주의 과거 취임식과 달리 국민이 먼저 무대를 밟고, 이 대통령 부부가 뒤따라 무대에 올라 점등 행사를 가지는 등 국민 임명식 행사에도 ‘국민주권정부’ 의지를 녹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는 15일 오후 8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이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 행사가 진행된다. 국민 임명식에는 1만 여명의 국민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되는 만큼, 약 4만 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임명식 행사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함께 찾은 빛’을 주제로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 화합을 위한 노래 공연이 시작된다. 광복 80년 기념 프로젝트 그룹 ‘투데이야’, 가수 이은미 씨의 무대가 펼쳐진다.
2부 ‘빛의 바람’에서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전하는 바람을 소개하는 ‘국민의 바람’에 이어 제21대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이 시작된다. 무대에는 ‘국민 대표 80인’이 대통령보다 먼저 오른다. 국민대표 80인에는 탄핵 시위 때 장갑차를 막으며 국민주권을 지킨 부부와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해온 국군대전병원 이국종 원장, 위기 때마다 국민 안전을 지켜온 구조대원들,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 학생 부문 1등 상을 받아 문화강국의 이름을 높인 영화감독 허가영 씨가 포함됐다. 이에 더해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한 박항서 감독,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바둑기사 이세돌 씨, 국내 최초 자연임신으로 다섯쌍둥이를 출산한 김준영·사공혜란 부부 등이 포함된다.
이들 국민 대표 80인은 임명장을 가슴에 품고 무대에 오른다. 이어 이 대통령 부부가 무대에 오르고, 국민대표들은 각자의 바람과 소망을 담은 임명장을 이 대통령에게 수여한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임명장을 준 국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더욱 열심히 국민을 섬기겠다는 뜻을 담아 감사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국민대표에게 받은 마지막 임명장을 제자리에 놓으면 점등되면서 빛의 임명장이 완성된다”며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더 열심히 국민을 섬기겠단 뜻을 감사인사로 전하게 된다”고 밝혔다.
국민 임명식에 이어서는 ‘빛나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3부 행사가 진행된다. 광복 80년 및 국민임명식을 축하하며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마당이 마련된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케이팝데몬헌터스’ 삽입곡 ‘Golden’을 걸그룹 이즈나가 선보여 축제의 흥을 돋우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인터넷으로 행사 참여를 신청했으나 추첨이 되지 않았거나, 별도 초청을 받지 못한 국민도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축제의 장을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국민 임명식의 특징은 대통령이 한발 뒤로 물러선 대신 국민을 앞세운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이다. 1부부터 광화문 광장에 노래가 울려퍼지고 대통령이 아닌 국민 대표들이 먼저 무대에 오른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이들을 따라 대통령 부부가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이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무겁고 차분한 행사보다는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는 점도 계엄 사태 등을 극복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새 시작을 알리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분과 고 노무현 대통령 가족, 종단 대표, 정치 경제 노동계 대표들도 참석한다”며 “인터넷으로 참여를 신청한 일반 국민 중 3500명을 추첨해 초청했고, 임명식 전 과정은 KBS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권자의 바람과 희망을 담는 이번 축제에 많은 국민이 참석하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당은 국민 임명식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 보수진영의 전직 대통령들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불참의 뜻을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