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프로야구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1위와 2위는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로 굳어진 상황에서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3~5위 자리를 놓고 롯데 자이언츠 등 여섯 팀이 다툼을 벌인다.
지난 20일 현재 프로야구 순위를 보면 LG가 70승 43패 2무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반기에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는 후반기에 처졌지만 65승 46패 3무로 2위에 올랐다.
문제는 3~5위다. 전반기에 굳건한 3위였던 롯데가 20일 LG 트윈스에 패하면서 최근 10연패를 맛보는 수렁에 빠지는 사이 SSG 랜더스, KIA 타이거즈, KT 위즈,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가 최근 10경기에서 각각 5승 5패, 4승 6패를 기록하는 등 치고받는 다툼을 벌이면서 롯데를 맹추격했다.
SSG는 20일 KT를 5-3으로 누르고 56승 53패 4무, 승률 0.514를 기록해 롯데(58승 55패 4무·승률 0.513)를 승률 0.001 차이로 따돌리고 지난 4월 16일 이후 4개월여 만에 3위로 올라섰다. 반면 롯데는 지난 6월 10일 이후 60여 일 만에 4위로 떨어졌다.
이른바 ‘데이비슨의 저주’에 빠져 지난 6일 KIA전 7-1 승리 이후 11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1무 10패를 기록한 롯데는 상황이 최악이다. 3위에서 4위 추락에 그치지 않고 더 아래로 떨어질지도 모르는 처지다.
롯데의 10연패는 2003년 7월 이후 22년 만이다. 롯데는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9위(4.79)에도 팀 타율 1위(0. 280)를 앞세워 선전했다. 그러나 후반기 팀 타율은 10위(0.235)에 허덕이고 있다. 타율만 하락한 게 아니라 집중력도 처졌고, 전반기에 근근이 버티던 수비도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경험 없는 선수들이 부담을 갖는 모습이 보인다. 나 때문에 연패를 계속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라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롯데는 경쟁팀 중 가장 많은 117경기를 치러 앞으로 27경기만 남겼다. 다른 경쟁팀들의 경우 NC 34경기, KIA 32경기, SSG 31경기, 삼성 29경기, KT 28경기 순으로 잔여경기를 남겼다.
22~24일 NC, 26~28일 KT 등 3~5위 경쟁을 벌이는 두 팀과 6연전을 가져야 한다. 팀 타선이 침체에 빠진 데다 새로 들어온 외국인투수 벨라스케즈가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악재가 겹쳐 NC, KT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롯데는 올 시즌 NC전에서 6승 5패, KT전에서 6승 4패 2무를 기록했다.
NC전에는 박세웅-감보아-벨라스케즈가 차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박세웅은 최근 2경기에서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고, 감보아도 이달 들어 구위가 떨어진 상황이다. 벨라스케즈는 두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9.00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