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얀트리 부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기대 충분… 화재 사고 여파는 과제 [기업 살리기 프로젝트]

입력 : 2025-09-28 1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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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맞은 이유는

브랜드 가치·미래 가능성에도
지난 2월 사고 이후 공사 중단
추가 자금 1000억 원 대 추산
새 시공사 선정·자금 조달 시급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이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는 등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이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는 등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복합리조트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이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들어선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세계적인 럭셔리 리조트 브랜드인 반얀트리가 국내 최초의 휴양형 리조트를 부산에 선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발생한 화재 사고로 인한 여파로 공사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사고가 지연되며 그에 따른 금융 비용도 크게 늘었다. 공사 재개가 지연될 경우 이 비용들은 더 늘 수도 있다.

이에 부산일보와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가 공동으로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부산이 세계적인 고급 관광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할 잠재력을 지녔으나, 화재 사고로 인한 재무 부담, 시공사 선정, 사업 정상화 여력 등 불투명한 과제들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강함

반얀그룹은 등급별로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코노미 스케일 브랜드인 다와·홈, 업스케일 브랜드인 카시아·가리아·베야, 어퍼 업스케일 브랜드인 앙사나, 그리고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인 반얀트리가 있다.

부산에 들어서는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이 중 가장 기준이 까다로운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다. 럭셔리 등급의 반얀트리가 국내에 휴양형 호텔·리조트로 진출하는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당초 반얀그룹은 이곳에 어퍼 업스케일 등급인 앙사나 브랜드를 제안했다. 하지만 시행사인 루펜티스(주)는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대표할 브랜드는 럭셔리급 ‘반얀트리’라고 판단하고 이를 강력히 요청했다. 결국 2020년 10월, 반얀그룹 부사장 등 임원진이 직접 방한해 현장을 확인하고 면밀한 검토 끝에 그룹의 최상위 브랜드인 ‘반얀트리’를 최종 결정했다.

■시장 포지셔닝-강함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인 호텔 및 리조트 브랜드는 대부분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반얀트리는 도심형보다 휴양에 특화된 브랜드이며, 국내 첫 반얀트리 휴양 리조트를 부산에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얀트리 관계자가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을 당시 다른 후보지도 많았다. 하지만 부산은 제2의 도시이자 국내 최고 인기 관광지인 해운대와 인접해 관광 인프라가 뛰어났고, 오시리아라는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 호재도 있었다.

특히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에서도 한적한 해안가에 자리해 전 객실에서 바다와 연화포구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은 도심형 호텔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모든 객실이 오션뷰와 프라이빗 풀을 갖춘 풀빌라 형태라는 점 역시, 대중적인 트렌드를 넘어 진정한 ‘하이엔드 휴양’을 원하는 국내외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재무 상황-약함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당초 지난 5월 개장을 목표로 했으나, 내년으로 개장이 미뤄지면서 재정적 부담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복구 비용 등 추가 공사비를 포함해 1000억 원대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현장을 방문한 대주단은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의 뛰어난 입지, 상품성, 브랜드 가치, 그리고 피해 규모가 복구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 기한이익상실(EOD)을 철회하고 사업 정상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채무자가 약정을 위반했을 때 금융사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또한, 기존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다. 삼정기업은 1000억 원 이상의 공사비를 자체 자금으로 먼저 투입했지만 받지 못해 기업회생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 루펜티스 측은 “공사 잔금은 모든 공사가 완료되어 목적물을 인수인계한 후에 청구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해당 기간 동안은 시공사가 자체 자금으로 공사를 수행하고, 이후 신탁사와 시행사에 인계해야 한다. 아직 공사가 인수인계되지 않았으므로 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외부 환경-약함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지난 2월 화재 사고 이후 작업 중지 명령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되면서 대체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시행사의 사업 진행 여력에 대한 의문과 브랜드 철수설 같은 부정적인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이슈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업이 안타까운 사고로 중단된 만큼, 사업 정상화를 위해 조속한 시공사 선정과 추가 자금 조달 확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이라며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시행사와 관계사들의 빠른 계약 체결과 공사 재개가 사업 정상화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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