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공청회·취미 행사… 도서관은 커뮤니티 공간으로 진화 중 [부산 공공도서관 리포트]

입력 : 2025-09-30 19:31:00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열람실 등 전통적 기능 탈피
고령화 사회 문제 해결 기여

일본 가나자와시에 있는 이시카와현립도서관은 커뮤니티 기능이 특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장덕현 교수 제공 일본 가나자와시에 있는 이시카와현립도서관은 커뮤니티 기능이 특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장덕현 교수 제공

최근 도서관은 자료 대출과 열람실로 대표되는 전통적 기능을 넘어 커뮤니티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 사회에 참여하는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 확장을 나타내는 중심 키워드는 ‘커뮤니티’다. 전통적인 도서관은 개인이 소장하기 어려운 방대한 자료와 열람에 필요한 장소를 제공했다. 최근 도서관은 이러한 기능에 더해 휴식과 교육, 문화 프로그램 제공과 함께 커뮤니티 거점으로서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커뮤니티 거점으로서 도서관은 일본 등 도서관 선진국에서는 친숙한 개념이다. 이들 국가 시민은 세대별로 도서관을 중심으로 다른 이들과 어울리고, 생애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고 공유한다. 다양한 문화 행사, 강연, 프로젝트가 도서관을 거점으로 이뤄진다.

어린이는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독서토론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을 받는다. 지역 사회 현안을 다루는 각종 공청회가 열리는 곳도 도서관이다. 중장년들은 도서관에서 열리는 공청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정치화 사회에 참여하고 발언권을 얻는다. 은퇴한 노년층은 도서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취미 교양 프로그램에서 또래를 만나 고립을 방지할 수도 있다.

일본 가나자와시에 있는 이시카와현립도서관은 커뮤니티 기능이 특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2022년 7월 문을 연 이 도서관은 다목적실, 교육실 등을 갖췄다. 시민들은 도서관 내 다양한 공간에서 이웃과 어울리며 관계를 맺는다. 커뮤니티 지향 정체성은 ‘떠드는 도서관’이라는 점에 잘 드러난다. 이 도서관은 정숙을 유지해야 하는 공간을 특정해, 이외의 구역에서는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도서관 자체가 독서만을 위해서 아니 시민 간의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이뤄지도록 설계된 셈이다.

기후현에 있는 기후시립중앙도서관은 아예 시청 일부 부서와 한 건물에서 운영된다. 건물 1층에는 대민 접촉이 많은 시청 일부 부서가 있고, 2층에는 도서관이 있다. 이시카와현립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도서관을 중심으로 노인 세대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됐다.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장덕현 교수는 “커뮤니티 기능이 특화된 도서관은 노년 인구가 많고 고립과 세대 갈등 등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금정산챌린지
wof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

FUN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