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지역 균형 발전” 외친 한일 정상

입력 : 2025-09-30 20: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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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시바 부산 정상회담
해운대 누리마루에서 손 맞잡아
수도권 집중·저출산·고령화 등
공통 문제 해결 협의체 가동키로
이재명 “지역 관심 저랑 똑 닮아”
이시바 “더 긴밀히 왕래” 화답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수도권 집중화, 저출산·고령화 등 양국 공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일 공통 사회 문제 해결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날 부산 회담으로 ‘셔틀외교’ 복원을 알린 양국 정상은 이날 지역 균형 발전 중요성에 재차 공감대를 쌓으며 “어느 나라보다 가깝게 왕래하면서 양국 공동의 발전을 기약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3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이 서울 이외의 도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건 지난 2004년 이후 21년 만이다. 지역 균형 발전으로 교집합을 이룬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균형 성장과 지역 소멸 방지 등을 위해 양국이 머리를 맞대기로 합의했다.

한일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이 공통적으로 겪는 사회 문제인 수도권 집중화, 저출산·고령화, 균형 성장, 자살 대책 등에 대한 국가 간 협의체를 꾸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국가 간 협의는 각 분야를 소관하는 한일 양 정부의 관계 부처가 주도하는 형태로 실시한다. 해당 부처는 협의 내용을 양국의 정책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절히 활용하고 각자의 정책 경험과 성공 사례 등을 공유한다. 필요시 양국 전문가 의견도 활용한다. 한일 양국 정부 부처와 전문가들이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나누는 ‘브레인스토밍’ 방식인 셈이다.

한일 정부는 양국의 외교 채널을 활용해 협의체 전반을 총괄하기 위한 회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국가 간 협의체를 통해 각 분야에서 양국 관계자 간 의사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한일 간 공통 사회문제에 관한 다층적인 연계와 협력 강화를 위해 대응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시바 총리에게 '북극항로 개척'에 대한 협력도 당부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극항로 협력과 관련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북극항로 개척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전략적 방안이 일부 논의됐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수도가 아닌 지역에서 만난 소회를 나누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부산과 일본의 지리적 접근성을 내세우며 “한국과 일본의 정서적 거리감이 더욱 좁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총리님이 일본에서 부산으로 온 시간이 제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열차를 타고 내려온 것보다 짧았을 것 같다”며 “(한국과 일본이) 경제, 안보, 사회문화적으로 정말로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님이 지방상생에, 지역발전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분이셔서 이번 지방 회담에 동의하신 걸로 안다”며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수도권 집중 문제를 안고 있다. (이시바 총리가) 지역에 관심이 높은 점은 저와 너무나 똑 닮아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에 “부산은 맑은 날에 쓰시마가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이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부산은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출발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이 일본과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해 다시 한번 감명받았다”고 화답했다. 이시바 총리는 그러면서 “이렇게 대단히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당일치기로 왔다갔다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일 양국이 어느 나라보다 긴밀히 공조하고 왕래하면서 셔틀외교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일 과거사 문제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대미 관세협상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별도로 논의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일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무역질서 격변 환경 대응에 대한 공감대를 쌓았고, 북극항로 개척에 대한 협력 의지도 다졌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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