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하단선 싱크홀 사고 주 원인은 차수벽체 부실 인한 지하수 유출… 재발 방지 대책 권고

입력 : 2025-10-01 17:03:07 수정 : 2025-10-01 21:10:54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지난 4월 14일 오전 7시께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맞은편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부산일보DB 지난 4월 14일 오전 7시께 부산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맞은편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부산일보DB

지난 4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에서 이틀 연달아 발생한 싱크홀은 도시철도 공기 단축을 위해 차수에 취약한 공법을 적용하고, 굴착 과정에서 차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앞서 발생한 싱크홀과 원인이 유사한데다, 이번 현장에서는 공법을 바꿀만한 매설물이 없었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막을 수 있었던 사태’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부산시와 지하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지난 4월 13~14일 이틀 연달아 사상구 새벽로에서 발생한 싱크홀 2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13일 동서고가로 하부에서 깊이 5m, 폭 3m의 싱크홀이, 14일 새벽시장 앞 교차로에서 깊이 0.5m, 폭 0.8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 발생지점은 모두 교차로와 인접해 교통혼잡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 차수에 취약한 흙막이 벽체 공법을 적용하고, 공사 중 차수벽체의 시공 품질이 떨어져 지하수 유출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것을 사고 핵심 원인으로 지적했다.

사고 지점에는 H파일을 삽입한 뒤 토류벽 콘크리트를 설치하고, 시멘트를 주입해 토사 유출을 막는 ‘SGR차수공법’이 적용됐다. 이는 기존에 계획됐던 ‘C.I.P(Cast In Place) 겹침주열말뚝’ 공법보다 차수에 취약하다. 특히 사고 구간처럼 연약지반인 실트질 모래에 시공하면 시멘트를 완벽히 주입하기 상당히 까다롭다.

이러한 가운데 공사 중 누수가 지속돼 흙입자가 유출됐고 지하수위는 하강하면서 지반에 작은 공동이 발생한 상태였다. 여기에 파손돼 방치된 우수박스와 하수관을 통해 누수가 지속되고, 13~14일 이틀간 누적 28.5mm의 비가 내리면서 싱크홀로 이어졌다. 동서고가로 하부 현장에서는 우수박스 벽면에 절단된 폐관다발이 관통한 채 발견됐고, 새벽시장 앞 현장에서는 누적된 소형 땅꺼짐으로 하수관이 내려앉은 상태였다. 사조위는 이곳으로 누수가 이뤄지며 흙입자 유출이 가속화됐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지난해 8월 발생한 싱크홀 2건에 대해 사조위가 지목한 사고 원인과도 상당부분 일치한다. 당시 사조위는 연약 지반임에도 지하매설물로 인해 차수에 취약한 공법으로 변경했고, 차수 기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50mm 가량 내린 비로 오수관 내 역류로 누수가 발생했고 차수벽으로 물과 흙이 유출돼 싱크홀로 이어졌다고 봤다. 결국 지반이 약한 곳에 차수에 취약한 공법을 선택하고, 차수 성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며 토사 유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가 내리면 싱크홀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 지점에 기존 ‘C.I.P’ 공법을 적용하기에 특별히 지장이 될만한 매설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교차로 등 구간에서는 지하 매설물의 영향으로 적용이 어려워 대체 공법이 적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철 사고조사위원장은 “매설물이 있기는 하나, 횡단한다거나 큰 지장을 줄 매설물은 별로 발견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공사 기간의 단축을 위해서 공법을 변경했다고 보고있다”고 밝혔다.

취약한 차수 공법이 적용된 구간 중 앞으로 굴착을 더 해야하는 구간도 남아있어 추가 발생 우려도 높다. 주로 굴착을 하는 과정에서 싱크홀이 발생하고, 굴착 공사가 깊이 진행된 상황일수록 싱크홀도 깊게 발생한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공법변경 전 구간에 대한 지반침하 위험도평가 시행 △차수벽체 보완 △파손된 지하 매설물 정비 △자동 계측 기반의 상시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다방면의 대책 이행을 권고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금정산챌린지
wof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실시간 핫뉴스

FUN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