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휴지조각은 유튜버 얘기”라더니… 환율 8거래일 만 50원 치솟아

달러 약세에도 추락하는 원화
원화 가치 ‘세계 꼴찌 수준’
이창용 총재, 안이한 인식 ‘논란’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6-01-13 15:19:47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말 정부의 고강도 시장 개입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연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가 곧 휴지 조각이 된다는 것은 국내 유튜버들의 주장”이라며 우려를 일축했지만, 환율은 1470원을 돌파하며 다시 1480원선마저 위협하는 상황이다. 특히 원화 가치가 글로벌 주요 64개국 통화 가운데 최하위권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한때 1474.9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468.5원에 출발한 뒤 상승 폭을 점차 확대했다.

지난해 말 정부의 강력한 개입 이후 1420원대까지 급락했던 환율은 최근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480원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달러화 약세가 뚜렷한 국면에서도 원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미국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청사 개보수 관련 자금 유용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02% 하락한 98.889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 배경으로 원화 가치 자체의 약세와 역내 수급 불균형을 지목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실효환율(NEER·2020년=100)은 86.58로 집계됐다. 이는 △아르헨티나(4.89) △터키(16.27) △일본(70.14) △인도(86.01)에 이어 64개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사실상 세계 최하위권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약세와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은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면서도 “수급 주도권을 쥔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와 거주자의 해외 주식투자 관련 환전 수요가 환율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창용 총재는 올해 초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환율 급등 우려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1480원 수준의 환율을 지나치게 높다고 본다”며 “대부분 1400원 초반대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는데, 국내에서만 유튜버들이 원화가 곧 휴지 조각이 될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환율이 연초 이후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며 다시 1480원선을 위협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한국은행 총재의 인식이 안이했다는 비판이 시장 일각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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