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증원 대응 고심… 도수치료 건보 관리·전공의 연속근무 제한

“교육 여건 검증해야”… 대응 방침 언급 無
집단 사직 등 강경 대응엔 ‘회의적 분위기’
비급여 관리 체제·전공의 근무여건 개선도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2026-02-18 18:23:07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교육 현장 여건과 추계 방식 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며 반발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대응 방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 제한·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의 건강보험 ‘관리급여’ 취급 등 의료 체계 정상화를 위한 후속 과제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늘리기로 한 발표에 대해, 관련 단체들은 설 연휴 동안 대응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단체들은 정부에 증원에 따른 의학 교육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현장 교육 여건에 대한 실질적 검증과 증원 관련 근거 자료 공개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응 방향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14일 의료계 현안 대응을 안건으로 하는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총회 직후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탁상공론식 보고서 뒤에 숨지 말고, 교수, 전공의와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합동 실사단’을 구성해 현장의 처참한 실태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라”며 “정책의 성패는 현장의 수용성에 달려 있다. 정부가 젊은 의사들을 정책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한, 그 어떤 화려한 정책도 현장에 뿌리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도 13일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함해 의대 교육 정상화와 의대 증원 재논의를 위한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야 한다”며 “지도 전문의 확보, 수련 환경 정비, 교육 시설·인프라 확충에 대한 구체적 검증 없이 숫자부터 늘리는 무책임한 방식은 또다시 돌이킬 수 없는 정책 실패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회도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실제 의학 교육 현장의 여건을 토대로 교육의 질 확보를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에 증원에 관한 원자료 공개와 시나리오 검증을 요청하고, 관련 정보 공개나 답변이 불충분하면 감사원에 검증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상임이사회, 16개 시도의사회회장단협의회 등을 열며 내부 수렴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윤석열 정부의 2000명 증원에 따라 벌어진 전공의 집단 사직 등 강경 대응에 나서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증원 규모가 전 정부 방침의 3분의 1 수준으로 적고, 전공의들도 복귀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으면서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강경 대응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단순 의대 증원을 넘어선 의료 정상화 후속 과제들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공포됨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전공의의 최장 연속 근무시간이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어든다. 다만,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최장 28시간까지 연속 근무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수련병원에 5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또 연장과 야간·휴일 근로, 여성 전공의의 출산 전·후 휴가와 유·사산 휴가는 근로기준법을 따라야 한다.

의료체계 정상화와 국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수치료 등 과잉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관리하는 ‘관리급여’ 체제의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19일 공포한다. 첫 관리급여 대상에는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등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이들 항목에 대해 가격을 설정해 본인부담률 95%로 적용하고, 진료 기준도 마련해 무분별한 의료 이용을 억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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